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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콜]박원의 `r`, `대세` 싱어송라이터의 이유있는 변신
입력 2018-10-01 17:32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대세' 싱어송라이터 박원이 새 앨범으로 돌아왔다. 강점인 사랑/이별 노래 아닌, 관계에서의 자전적인 감정을 담은 앨범 'r'을 들고서다.
유재하음악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가요계의 주목을 받은 박원은 그룹 원모어찬스를 거쳐 솔로로 활동하며 대중성과 음악성을 동시에 사로잡은 실력파. 이번에 선보인 곡은 공전의 히트곡 '노력', 'all of my life'과는 결이 조금 다르다,
1일 오후 서울 광장동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박원은 "많은 분들이 사랑 노래, 이별 노래를 기대하시겠지만 새로운 사랑에 관한 경험을 하게 되면 그 때 들려드리면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나의 생각, 나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음악 하는 사람으로서 한번쯤 꺼내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담아봤다"고 밝혔다.
'r'은 1번 트랙 '나/rudderless'를 비롯해 '우리/re', 'Them /rumor', 'kiss me in the night /rouge', '눈을 감아/real', '너/ridiculous' 까지 총 6트랙으로 채워졌다. 타이틀곡 '나/rudderless'에 대해 "나의 이야기"라고 말문을 열었다. 박원은 "영화 '러덜리스'를 보며 충격을 받았고 이후 내가 누군가에게는 가해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 단어를 써놓고 항상 내가 피해자이고 어떤 일을 당해서 슬프고 그런 이야기가 아닌, 그래서 들으면 좀 씁쓸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곡을 썼다. 그냥 내 얘기라서 제목은 '나'로 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수록곡에 대해서도 담담하게 밝혔다. 두번째 트랙 '우리/re'에 대해서는 "우리 삶은 너무 지난 추억을 강요당하는 것 같다. 지나간 일에 너무 미련을 두지 말자는 이야기를 담았다"고, 세번째 트랙 'Them'rumor'에 대해서는 "이 곡은, 내가 누군가를 만나는데 새로운 소문을 만들어내는 그들에 대한 이야기다. 나도 누군가의 사랑을 보면서 얘기한 적도 있는 것 같고, 내가 누군가를 만날 때 그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기도 했던 것 같다. 그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곡"이라고 말했다.

'kiss me in the night /rouge'에 대해서는 "인칭대명사에 연결되는 곡은 아니지만 이번 앨범에 이 곡이 들어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 노래를 계속 고민했다.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만들었다. 가사의 뜻, 의미도 복잡하지 않다.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곡"이라고 소개했다.
'눈을 감아/real'에 대해 박원은 "개인적으로 팝 사운드를 좋아한다. 그런 느낌이 나도록 작업해봤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열심히 하고 사랑 받고 하면 박수를 쳐주지만, 자신만의 선을 그어놓더라. 그 선을 넘기 전까지는 진짜 자기 일처럼 축하하는데 더 잘 되면 약간 다른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나 역시 그랬던 것 같다. 친구가 너무 잘 되면 배아픈 것 같은... 그럴 때 차라리 남들을 생각하지 말고 눈을 감고 진짜에 집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마지막 트랙 '너/ridiculous'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우스운 이런 뜻이더라.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는 곡이지만 의미가 남다른 곡이다. 함부로 남의 얘기를 쉽게 하는 사람들에 대해 쓴 곡이다. 하지만 나만 잘 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한번쯤은 나도 쉽게 너에 대해 얘기했을 것이다. 이제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가사를 넣었다"고 설명했다.
본인의 이야기를 오롯이 털어놓은 데 대해 박원은 "곡을 쓰고 작업할 때는 너무 홀가분하고 시원하다. 그런데 발매되기 직전이 제일 무섭다. 내가 너무 세게 말했나, 너무 안 좋게 이야기들을 다 만들었나. 그런 생각들을 하게도 된다. 지금은 그런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라이브를 하며 느낀 게, 이번 곡들은 부르면서도 씁쓸하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가장 슬픈 앨범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앨범 작업 과정에서는 마스터 볼륨을 약간 낮췄다고. 곡의 결을 그대로 전하고 싶어서였다. 박원은 "조심스럽긴 하지만 다른 음악과 경쟁해야 해서인지 요즘은 볼륨이 너무 큰 것 같다. 자극적이게 귀에 들어와야 하기 때문에 비정상적으로 커졌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래도 음악 자체를 온전하게 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듣는 분들에게 음악 선택의 여지를 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소신을 내놨다.
작업 과정에서는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박원은 "음악과 요리는 다른 영역이지만 너무 비슷한 게 많았다. 그리고 내가 놓치고 가는 게 많아서, 사람들이 처음 요리를 시작해서 고민하는 것들을 진짜 많이 참고하고 작업했다"고 말했다.
기존 발표곡들이 역주행하고 사랑받은 이유에 대해서도 담담하게 밝혔다. 박원은 "나도 역주행을 비슷하게나마 경험해봤는데, 지금도 그렇지만 오래 들을 수 있는 음악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래서 녹음을 할 때부터 계속 그런 것들을 생각한다. 자극적으로 작업해서 한번에 들어올 수 있지만, 당장 귀에 들어오지 않더라도 오래 사랑받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원은 "음원차트에 있고 없고로 노래의 수명이 끝나는 게 아닌데. 그런 것을 아쉬워하는 상황들, 동료들을 보면 나 역시 슬프기도 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듣게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도 있기 때문에 오래 들어야 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은 늘 염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쇼케이스 말미 박원은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다음에는 또 지금까지 보여드리지 않은 영역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됐다"면서 "중간중간 다른 방식으로 노래 들려드릴 수도 있지만 앨범의 형태로 들려드릴 때는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앨범을 통해 얻고 싶은 성과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밝혔다. 박원은 "성적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다. 한 번이라도 차트에 자기 이름을 넣어보는 경험을 해봤다면 차트를 신경 안 쓸 수 없다. 당연히 내가 발표한, 고민한 노래가 공감을 받아 점점 높은 차트로 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앨범에 대해 박원은 "타이틀만 빛을 보지 않는 앨범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원의 새 앨범 'r'은 이날 오후 6시 공개된다.
psyo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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