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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키즈 `파티게임즈`, 4년 만에 상폐의 길…"아 옛날이여!"
입력 2018-10-01 17:00 
28일 오후 4시. 서울 삼성동 쥬비스건물 지하 대강당에서 열린 파티게임즈 긴급주주간담회에서 박철우 대표(왼쪽)가 앞으로의 회사 계획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이게 말이나 되는 상황입니까"
지난달 28일 오후 4시. 서울 삼성동 쥬비스건물 지하 대강당은 100여명 사람들의 서슬 퍼런 눈빛으로 긴장감이 감돌았다. 두셋씩 짝을 지어 심각하게 종이를 들고 논의하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얼굴을 감싸쥐고 책상에 망부석처럼 앉아 있었다. 전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최종 상장폐지 통보를 받은 파티게임즈의 소액주주 간담회 풍경이다.
상폐를 앞두고 정리매매기간에 돌입한 첫날 파티게임즈는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긴급 간담회를 열었다. 금융당국의 처분에 따른 회사의 입장을 발표하고 향후 계획을 논의하기 위함이다.
파티게임즈는 지난 2011년 1월 5일 설립된 게임업체다. 카카오톡 '게임하기 서비스'를 통해 선보인 커피전문점 경영 콘셉트 게임 '아이러브커피'가 대대적인 인기를 끌면서 시장에서 급부상했다. 선데이토즈 '애니팡',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등과 함께 카카오키즈로 불리며 모바일 게임업계 3대장으로 군림했다. 상장 당시 국내 스마트폰게임사로는 처음으로 직상장하면서 업계 주목을 받았다. 2013년엔 매출 270억원, 영업이익 91억원이었던 실적을 올리며 이듬해 코스닥시장에 화려하게 입성했다.
하지만 이후 이렇다할 신작 성과와 사업 성장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파티게임즈는 하향세를 면치 못했다. 2014년 영업이익은 3억 원으로 쪼그라들었고 2015년 65억 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했다. 2016년12월에는 모다정보통신(현 모다)를 대상으로 162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을 결정했고 이듬해 5월, 모다가 최대주주로 등극하면서 주인이 바뀌었다. 결국 2017년도 재무제표 재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으며 코스닥 시장에서 방출당하게 됐다. 박길우 파티게임즈 대표를 비롯한 신임 경영진은 합리적인 자체 조사와 함께 300억원 상당의 금융자산을 담보로 회사 건실성을 소명했으나 감사인인 삼정회계법인을 설득하지 못한 채 오는 11일 결국 상장폐지 수순을 밟는다.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지 4년 만의 일이다.
업계에서는 파티게임즈의 자금 수혈과 무리한 사업 확장이 부메랑이 됐다고 입을 모은다.
한 금융투자 관계자는 "모기업 모다가 지난해 비엔앰홀딩스 지분과 파티게임즈의 신주 등을 담보로 메리츠종합금융증권으로 부터 800억원의 대출을 받았다"면서 "파티게임즈가 이를 위해 파생결합증권을 메리츠종금으로부터 800억원에 취득하면서 자금 수혈을 무리하게 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실제 파티게임즈가 취득한 상품은 원리금비보장형으로 채무 불이행 등의 신용사건이 발생할 경우 원본손실위험은 파티게임즈가 모두 부담하게 된다. 삼정회계법인이 처음 '자금대여 및 회수'와 '당기손익인식금융자산 취득 및 회수' 등 일부 거래에 대한 타당성 및 회계처리의 적정성 판단을 문제삼은 이유다.
또한 비슷한 시기 아이템 거래 산업 진출을 위해 진행한 비엔엠홀딩스의 지분(37.32%) 인수와 관련해서도 전임 경영진들의 내부통제 미비점이 발생하면서 부외부채 및 우발채무 가능성을 지적받은 것도 한몫했다. 이외에도 바이오 기업을 인수하거나 가상화폐 거래소 사업을 추진하는 등 비게임부문으로 눈을 돌리면서 회사의 근본이 흔들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 트렌드의 치열한 경쟁도 파티게임즈에게 독이 됐다.
넷마블, NC소프트 등 대형 게임사 위주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과 같은 모바일 게임 트렌드가 변함에 따라 기존 파티게임즈의 강점이었던 소셜 시물레이션 기반의 게임 인기가 시들해졌다는 얘기다. '아이러브 커피' 이후 '아이러브니키'나 '카지노스타 모바일' 등을 선보였으나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게임 상장사로서 별다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것도 발목잡았다.
박 대표는 긴급 주주간담회를 통해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상장폐지 결정 등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상장 폐지를 막기 위한 총 조치를 다할 것을 약속했다.
박 대표는 "회계감사를 맡은 삼정회계법인이 부실한 감사 회계를 진행했다고 생각해 모든 법적 조치를 고려할 것"이라며 "이밖에 국내외 우회상장 및 스팩상장을 비롯한 모든 방법을 강구해 재상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파티게임즈는 정리매매기간이 시작되고 코스닥시장에서 전거래일대비 9913원(93.52%) 하락한 687원에 거래됐으나 2거래일인 1일에는 2.47%(20원) 상승한 830원에 장을 마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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