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신뢰회복 최우선"…대형업체 중심 옥석가리기 들어간 P2P금융
입력 2018-10-01 14:16 

부실·먹튀·협회재편 등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P2P금융업계가 올해로 4돌을 맞았다. 몇몇 업체의 사례가 언론을 타면서 업계 전체가 소비자의 마음을 잃었다는 평가 또한 나온다. 업계 역시 제1의 과제로 '신뢰 회복'을 꺼내들고 있다. P2P금융 부실사태가 주목받기 전 고금리를 주는 신생업체들이 부각됐던 것과는 달리 소비자들 역시 '믿을만한 업체'를 찾아온 결과 초기 성장을 주도했던 대형업체가 다시 성장의 파도를 타고 있어 눈길을 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P2P금융협회는 회장사인 테라펀딩 등 부동산 P2P업체들을 중심으로 회원사 대상 채권관리 교육을 실시하고 동일차입자 대출한도를 제한하는 자율규제안을 내놓는 등 업계 신뢰 회복에 힘쓰고 있다. 8퍼센트·렌딧·팝펀딩 등 일부 P2P업체들의 경우 별도의 디지털금융협회를 준비하며 대출 자산 중 건축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산 비중을 30%로 설정한는 것의 골자로한 자율규제안을 선보였다.
그간 P2P업계는 다수의 플레이어들 속 돋보이기 위해 앞다투어 고수익을 내세우며 소비자들을 유혹해온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협회를 중심으로 업계 자정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이지만 채권관리를 철저하게 관리하는 기존 대형업체들이 재조명받고 있다.
일례로 한국P2P금융협회 전체 회원사 중 어니스트펀드, 테라펀딩, 피플펀드 등 대형 P2P업체 3곳을 중심으로 '성장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P2P금융협회 60개 회원사의 8월 실적 마감 기준 신규 실행액은 1695억원 규모로, 이 중 절반에 가까운 768억원(45%)이 이들 상위 3개 업체를 통해 실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별로 보면 지난 8월 한 달간 신규 집행한 딜의 규모는 어니스트펀드가 272억원으로 전체 업계 1위를 차지했으며 테라펀딩(268억원), 피플펀드(228억원)등이 뒤를 이었다.

초기 한국P2P금융협회 설립을 주도했으나 기존 협회에서 탈퇴해 새로운 협회를 꾸렸던 8퍼센트·렌딧·팝펀딩 역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8퍼센트는 올해 플랫폼 회원수가 전년대비 344% 증가(5만2695명→18만1259명)했다. 금융소비자들의 경각심이 높아진 기간에는 신규 회원 9만7272명이 유입됐다. 렌딧은 신용P2P대출만으로 누적대출액이 1488억원이 넘어가는데도 불구,부실율은 2.52%로 예상치를 훨씬 밑돌며 개인신용투자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재투자율 역시 75%에 달한다. 팝펀딩 역시 지난 7월 대출액 모집이 주춤했다 8월 현재 신규 대출액만 1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새로운 협회는 신용 P2P금융을 중심으로 P2P의 가치회복과 이미지 브랜딩에 힘쓴 결과 소비자들로부터 이를 인정받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즉 협회가 부동산P2P업체와 신용P2P업체로 갈라진 양상을 보이며 업계의 신뢰 회복이 더딜 것이라는 초반 우려와는 달리 양협회가 선의의 경쟁을 펼친 결과 오히려 업계 옥석가리기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초반 협회가 나뉘며 업계의 갈등만을 부각시킬 거라는 우려가 많이 나온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P2P금융의 특성상 취급하는 상품에 따라 가이드라인도 다르게 적용받는 등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양 협회가 오히려 각자의 역할을 함으로서 업계가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