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SNS로 집단 따돌림… 여고생 죽음으로 몰고 간 `사이버 불링` 문제 심각
입력 2018-09-30 14:37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지난 2일 오후 충북 제천서 학교 선배와 친구들에게 사이버 따돌림인 '사이버 불링'을 당한 한 여고생이 개학을 하루 앞두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제천경찰서는 수사를 벌인 뒤 지난 28일 투신한 A 양에게 SNS상으로 욕설을 하고 협박을 한 혐의로 같은 학교 선배와 동급생 등 6명을 입건했으며, 조만간 검찰에 사건을 넘길 계획이다.
경찰 조사 결과 A 양이 동급생을 괴롭힌다는 소문을 접한 같은 학교 선배와 동급생들이 SNS를 통해 A 양에게 협박을 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A 양은 이들의 지속적인 협박에 두려움을 느끼고 자택 옥상에서 투신한 것으로 파악했다.

지난 13일 인천에서도 한 중학생이 SNS상으로 일어나는 댓글 폭력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다.
최근 인터넷이나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특정인에게 공격을 가하거나 개인 신상정보 혹은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인 사이버 불링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실제 학교 내에서 일어나던 학교 폭력이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온라인으로 넘어와 그 방법이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예방책과 관심이 부족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교육 당국의 적극적인 예방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신체적 폭력만큼 폐해가 심한 사이버 불링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에 맞는 예방책을 갖춰야 한다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또한 사이버 불링을 당한 학생들을 지원하고 사고를 미리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교육 현장의 사이버 불링에 대한 무관심이 이와 같은 피해를 확산시킨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제천 여고생 사망과도 관련해, 해당 학교가 A양이 사이버 불링을 당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도 드러났다.
경찰 조사로 가해 학생들이 A 양에게 SNS를 통해 협박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학교 측은 "방학 기간이었다"는 이유로 상황을 파악하기 힘들었다고 해명했다.
교육부는 최근 전국의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미 사회에 사이버 불링이 만연해 있음을 확인했다.
학교 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대답한 학생 중 10.8%가 사이버 불링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이종연 충북대 교육학과 교수는 "정신적·육체적으로 고통을 받는 학생들이 피해를 제대로 알리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악순환의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며 "상담 채널을 구축해 효과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창호 한국 청소년정책연구원 박사는 "학교 폭력이 신체적 학대에서 사이버 폭력으로 옮겨가고 있는 양상"이라며 "당국이 현장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교육 당국의 노력을 촉구했다.
[디지털뉴스국 채민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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