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北리용호 "일방적 핵무장 해제는 있을 수 없는 일"…신뢰 조성 메시지 남겨
입력 2018-09-30 13:29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지난 29일(현지시각)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뉴욕 유엔총회 연단에서 "일방적으로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리 외무상은 "비핵화 의지는 확고부동하지만, 미국이 우리로 하여금 충분한 신뢰감을 갖게 할 때에만 가능하다"고 덧붙여 미국에 대해 신뢰 구축을 위한 여건 마련을 촉구했다.
그는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도 신뢰 조성을 앞세우는데 기본을 두고…"라거나 "신뢰조성을 특별히 중시하고 여기에 선차적인 힘을 넣고 있다"는 발언을 하며 현재 북한이 신뢰 조성에 대한 선제적인 노력을 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와 같은 발언은 지난 6·12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고수해온 입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미국이 상응 조치를 취했을 때 북한도 영변 핵 시설을 영구적으로 폐기할 것이라는 지난 9월 평양공동선언 조항 또한 같은 맥락의 논리다.

리 외무상의 이번 연설도 북한의 기존 태도을 재확인함과 동시에 국제무대에서 북한의 대원칙을 공개적으로 발표하면서 협상 테이블에서의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또한 미국의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한 장외 압박 성격의 발언으로 보인다.
비핵화 협상의 핵심 내용을 제시하는 것은 미 폼페이오 장관을 만날 예정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몫으로 남겨뒀을 것이란 관측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폼페이오 장관도 방북을 앞둔 만큼 기존 주장을 재확인하면서 일종의 기싸움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 유엔 주재 북한 대사는 이날 총회가 끝난 후 미국의소리(VOA) 기자와의 대화에서 "(리 외무상의 연설 내용이) 세지 않았다. 우리가 신뢰 구축을 호소한 것이지 그게 왜 센 것이냐"고 말했다고 VOA가 보도했다.
이날 리 외무상의 연설 중에 또 하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제재가 우리의 불신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대북제재 완화에 관한 문제도 결국인 신뢰의 문제라는 점을 규정한 부분이다.
노동당의 기관지인 노동신문도 이날 미국의 대북제재를 비판하는 논평을 올려 "미국이 제재 압박의 도수를 높이면서 상대방과 대화하자고 하는 것이야말로 모순"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향후 중국과 러시아와 목소리를 함께 내면서 미국에 제재 완화를 촉구하는 요구를 할 것으로 예측된다.
[디지털뉴스국 채민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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