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스추적] 반복되는 욱일기 사용 논란…이유는
입력 2018-09-29 19:31  | 수정 2018-09-29 20:09
【 앵커멘트 】
앞서 보신대로 다음달 10일 제주도에서 예정된 국제 관함식을 놓고 한일 간 마찰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뉴스추적, 정치부 오지예 기자와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오 기자, 문제는 일본이 함선에 달고 오는 깃발, 욱일기 때문인데, 일본의 관함식 참석, 이번이 처음입니까?

【 기자 】
사실 일본은 지난 1998년과 2008년 우리나라에서 열린 관함식에도 참석했고요.

그 때마다 욱일기를 달고 들어와 논란이 있었죠.

그래서 이를 감안해 우리 정부, 이번에는 사실상 공식 요청을 했죠.

외교부는 주한 일본 대사관에 욱일기에 대한 우리 국민 정서를 감안해달라는 뜻을 밝혔고, 우리 군도 협조 공문을 보낸 겁니다.

【 질문2 】
그런데 일본은 그렇게 못하겠다고 버티고 있는 거죠?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일단 일본 측은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는데요.

다만 일본 언론을 통해 방위성은 비상식적 요구라며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또 과거 발언에도 욱일기에 대한 일본 정부의 인식이 녹아있는데,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스가 / 일본 관방장관 (2013년 9월)
- "(욱일기가) 정치적이라든가 군국주의의 상징이라고 하는 지적은 전혀 맞지 않습니다."

【 질문2-1 】
그렇다면 욱일기가 도대체 뭐길래 이토록 고집하는 겁니까.

【 기자 】
네, 욱일기는 태양과 빛 줄기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은 풍요를 뜻해, 어민들이 만선을 기원하며 달아왔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정작 사용처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지난 1870년에 일본 육군, 1899년 해군에 채택됐고, 이후 일본이 2차 세계대전 때 사용한 깃발이죠.

특히 1954년 자위대 창설을 계기로 부활해, 우익들의 시위에서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 질문3 】
오 기자, 이 욱일기가 등장할 때마다 우리와 갈등을 겪는, 근본적인 이유가 있을텐데요.

【 기자 】
네, 간단히 말하면 죗값을 치르지 않는다 해야 할까요.

일본은 반성 없이 오히려 전쟁 범죄를 합리화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겁니다.

그래서 과거 일본 지배를 받았던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권이 반발하고 있는데요.

사실 욱일기와 비교되는,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를 보면요.

독일은 세계대전 패배 후, 나치를 철저하게 응징했고, 하켄로이츠를 들면 벌금을 내야 합니다.

하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았는데, 잠깐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아베 / 일본 총리 (2013년 9월)
- "나를 우익 군국주의자라고 부르고 싶다면 부디 그렇게 하세요."

【 질문3-1 】
이런 태도의 아베 총리가 최근 3선 연임에 성공한 것도 속 터지는데, 결국 과거사 반성 없이 버젓이 사용하고 있는 거네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반성이 없다보니, 오히려 아베총리의 외조부인 A급 전범, 기시 노부스케도 석방됐고요.

말씀하신대로 잘못된 역사에 대한 교육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 사이 오히려 군 조직, 특히 해상 자위대에는 옛 간부들이 많이 복귀했고, 욱일기도 원형 그대로 이어졌다는 분석입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양기호 / 성공회대 교수
- "욱일기 자체에 대해서는 우리(한국)는 이제 (군국주의) 상징인데, 일본으로서는 관습처럼 해온 게 있거든요. 간격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메우기 쉽지 않고…."

【 질문4 】
게다가 의미를 모른 채, 디자인이 예쁘다고 국제 행사나 여러 브랜드 상품에서 욱일기가 자주 등장하고 있죠?

【 기자 】
네, 일본은 관함식 뿐 아니라 앞서 군사 퍼레이드 등 국제 행사에도 욱일기를 달고 참석했습니다.

먼저 지금 보시는 영상이, 지난 7월 파리 샹제리제 거리에서 열린 프랑스 혁명을 기념한 행사인데요,

일본 자위대는 제복을 입고, 국기와 욱일기를 든 채 행진했습니다.

또 욱일기에 담긴 의미를 잘 모르다보니, 예쁜 디자인 정도로 생각해서 티셔츠나 드레스, 신발 등 관련 상품이 나오기도 하고요.

올해 평창 동계 올림픽이나 러시아 월드컵 등에서 봤듯, 스포츠 경기에서 욱일기 응원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 질문 5 】
잊을만 하면 반복되는 욱일기 논란, 끝낼 방법이 없을까요.

【 앵커멘트 】
네, 먼저 욱일기는 나치에 비해 국제사회의 관심이 적다는 점에서
욱일기가 전범기라는 점을 알리는 운동이 확산돼야 할 것 같고요.

또 국회가 한반도에선 욱일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국내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법안이 지난 2013년 국회에서 발의되긴 했지만,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는데요.

앞으로는 꼼꼼히 들여다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앵커멘트 】
오지예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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