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은산분리 규제가 일부 완화됐지만, 금융산업 성장을 위해선 전반적인 핀테크 생태계 성장에 더욱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석근 서강대 석좌교수는 28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경제금융협력연구위(GFIN)가 주최하고 매일경제신문이 후원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에 대한 평가 및 제언' 세미나에서 "금융경쟁력 제고의 주체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아닌 핀테크 산업이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특례법에 대해 "아직 신생아 수준인 인터넷전문은행의 호흡기를 떼어준 것"이라며 "이제 출범 1년이 지난 카카오뱅크·케이뱅크의 숨통이 조금이나마 트였다"고 비유했다. 또 "두 은행의 노하우가 쌓일수록 기존 은행에겐 위협이 되겠지만 소비자에겐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최근 은산분리 논란이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 중심으로 불거지면서 '핀테크 육성'이란 핵심 주제와 본말이 전도됐다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터넷전문은행만 잘 먹고 잘 산다면 규제를 완화해준 의의가 없다"며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의 혁신성이 떨어진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은 아직 초라한 국내 핀테크 위상과 무관치 않다"고 비판했다. 기업들이 신생 핀테크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당국은 '규제 프리존' 등을 마련해 혁신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박 의원은 "이번 논란은 사업모델 발굴에 실패한 인터넷전문은행 적자에 '은산분리'라는 핑계를 만들어줬다"며 "기존 은행들이 디지털화를 심화하는 상황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의 메기효과는 별로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김 의원은 "산업자본의 금융업 진입 등 우려는 사후 규제·감독을 통해 풀면 된다"며 "이번 특례법은 불완전하나마 의미 있는 출발"이라고 말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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