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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자 고루 갖춘 ‘손 the guest’, 이유 있는 화제성 [M+방송진단①]
입력 2018-09-28 10:05 
‘손 the guest’ 포스터 사진=OCN ‘손 the guest’
[MBN스타 신미래 기자] ‘손 the guest가 오싹한 가을 밤을 선물하고 있다. 신선한 소재, 탄탄한 스토리, 깊이 있는 연출 3박자가 고루 갖춰 엑소시즘 드라마를 완성했다.

지난 12일 첫 방송된 OCN 수목드라마 ‘손 the guest는 한국 사회 곳곳에서 기이한 힘에 의해 벌어지는 범죄에 맞선 영매와 사제,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손 the guest는 장르물의 명가 OCN에서 선보이는 엑소시즘 드라마로 방영 전부터 기대를 모은 작품이었다. 귀신을 소재로 한 드라마는 많았으나 엑소시즘를 다루는 드라마는 좀처럼 제작되지 않았다.

영화 ‘검은사제들 ‘곡성은 한국판 엑소시즘의 지평을 연 작품들인데, 작품 특성상 CG도 많이 들어가며,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큰 스토리 안 세세한 에피소드들의 극을 지탱해주는 힘이 커야하기에 제작이 어렵다.


이러한 점에서 ‘손 the guest는 한국형 엑소시즘 드라마의 세계를 연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손 the guest는 우선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CG에 놀라움을 자아낸다. 하늘에서 까마귀 사체가 떨어지는 신과 같은 적절한 배치에 놓인 특수효과는 섬뜩한 분위기를 배가시킨다. 이에 배우들의 빙의 된 연기가 더해져 영화 못지않은 퀄리티를 자랑했다.

또 ‘손 the guest는 리얼리티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스토리의 몰입도를 증폭시켰다. 실제 무당들에게 수련을 받은 배우들이 굿판 장면을 리얼하게 재연해내며 극에 생동감을 줬는데, 이에 앞서 제작진이 한국 무속 신앙의 서해안 배연신굿 및 대동굿, 동해안 별신굿 대가의 도움을 받아 굿의 과정 등을 배웠다. 김홍선 감독과 김재욱은 필리핀에서 구마사제를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하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악령을 쫓는 엑소시즘과 초자연적인 존재와 직접 소통하는 샤머니즘의 결합으로 '한국형 리얼 엑소시즘'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야 했기에 한국적인 정서로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낸 것이다. 1화에서 나온 윤화평(김동욱 분)의 어린시절 이야기가 설화처럼 진행된 것도 이와 같은 이유다.

그리고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분노 범죄와 사건을 모티브로 삼았다. 이는 최근 벌어진 분노 범죄를 다룸으로써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분노심에 관한 문제의식을 드러내고 자각하게 만들었다. 초자연적인 힘에 의해 벌어지는 범죄는 한국 사회에 현존하는 문제점과 맞닿아 있다. 단순히 악령에게 휘둘리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한국 사회의 가장 어두운 이면에 내재된 현실적인 공포를 그려내 현실적인 무서움을 더했다.

형사물은 한국 작품에서 흥행성을 보장하는 장르물 중 하나다. ‘손 the guest는 형사물과 엑소시즘을 결합해, 환상적인 콤비네이션을 보여줬다. 형사와 영매 즉, 초자연적 존재를 믿는 무속신앙의 한 가운데 서 있는 인물과 오로지 증거에 의한 객관적인 수사를 하는 형사가 함께 수사를 펼치는 아이러니한 장면이 그려지는 것. 이는 신선함을 자아냈고, 이로 인해 생기는 재밌는 에피소드를 만들기에 충분했다.

손을 찾아 나서면서 펼쳐지는 에피소드들이 하나하나 강렬함을 자아낸다. 특히 사건의 실마리를 조금씩 풀어나가는 과정 속에서 생기는 작은 알맹이들이 강한 힘을 가지고 있어 극을 탄탄하게 만들고 있다.

‘손 the guest는 촘촘하게 그려진 스토리와 신선한 소재, 적재적소에 들어가 있는 특수효과로 밀도 있는 작품을 만들었고, 한계가 보이던 드라마의 장르를 한층 더 넓혔다.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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