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뉴스추적] "추석 명절 없애달라"…국민청원, 왜?
입력 2018-09-23 19:30  | 수정 2018-09-23 20:07
【 앵커멘트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금 추석 명절을 없애달라는 청원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 조경진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조 기자!
청원글이 100건이 넘는다면서요?


【 기자 】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달 말부터 글이 집중적으로 올라오기 시작해서 100건이 넘습니다.

지난 설과 추석에 이어서 이번 명절에도 이어진 청원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대표적으로는 핵가족 시대이고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온 가족이 모여서 차례를 지내는 의미가 퇴색했다는 것이 큰 이유로 꼽힙니다.

이밖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었는데요, 거리에 나가 시민들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 인터뷰 : 한자심 / 서울 공릉동
- "사회가 많이 변했는데 과거처럼 아직 남녀 가사분담 하는 게 여성 쪽으로 많이 치우친 면이 있어서요. "

▶ 인터뷰 : 송승우 / 서울 면목동
- "취업·결혼 물어보는 것 불편해하는데, 아무래도 압박을 받는 느낌이 들죠. 열심히 준비는 하지만 현실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 인터뷰 : 김성구 / 서울 신당동
- "그런 문화를 바꾸는 게 중요하지 추석을 없애는 건 아니고…. 한쪽에서 너무 고통스러우니까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게 아닌가…."

【 앵커멘트 】
조 기자!
"취업은 언제 할거니?", "결혼은 언제 하니?", "자녀 계획은 어떻니?" 이런 질문부터, "살 좀 빼라", "다 너 잘 되라고 하는 말이다" 사실 많이 나오는 이야기죠.

이런 게 다 명절 스트레스를 부르는 거 아닙니까?

【 기자 】
그렇다보니 잔소리 메뉴판이라는 것도 유행을 하고 있습니다.

누가 만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내용을 한 번 보시면 어르신들의 덕담을 잔소리라고 간주해서 가격을 붙인 것입니다.

잔소리를 하려면 그에 맞는 금액을 지불하고 하라는 것인데, 돈이 목적은 아닐테고, 덕담을 좀 더 많이 해달라는 그런 의미겠지요?

실제 결혼 적령기이거나 취업 준비생인 젊은층이 명절에 고향에 가지 않고 개인 일정을 보내는 경우도 주변에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또, 명절을 전후로 부부간의 갈등도 커지고, 이혼 신청도 평상시보다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난다는 건 익히 알려진 내용입니다.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는 명절 때 발생하는 성차별 관행 1위로 여성에게 주어지는 가사 부담이 꼽혔습니다.

흥미로운 건 남성의 상당수는 명절에 가사를 거들려고 해도, 그럴 수 없는 집안 내 분위기를 불편해 한다는 조사결과도 있었습니다.

【 앵커멘트 】
조 기자!
명절 스트레스, 명절 증후군이라는 말이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잖아요.
이렇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계속 갖고가지 않으려면 뭔가 고민과 실천이 필요해 보입니다.

【 기자 】
명절을 완전히 폐지하자는 내용은 대다수의 공감을 얻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명절 덕분에 오랜만에 가족을 만난다, 차례 간소화는 집안 저마다의 문제다, 명절은 명절이지 않느냐 이런 의견이 우세합니다.

한 청원자는 전통을 무조건 고집할 게 아니라 바꿔나가자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 클로징 】
매년 돌아오는 추석이 얼마나 불편하길래 추석을 없애자는 주장마저 나올까 싶은데요.

그만큼 우리 삶이 팍팍해지고 있기 때문은 아닌지 이런 생각도 듭니다.

조경진 기자, 수고했습니다.

[ 조경진 기자 / nice2088@mbn.co.kr ]

영상취재 : 조영민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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