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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 식어버린 분위기? 나란히 리드 못 지킨 정찬헌-주권
입력 2018-09-23 18:03  | 수정 2018-09-23 18:15
구원 등판한 정찬헌(사진)이 경기를 어렵게 풀어가게 만든 단초를 제공했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황석조 기자] 보직도 다르고 성적도 다른 두 구원 투수 정찬헌(LG)과 주권(kt). 같은 날, 나란히 제 역할을 못하며 달아오른 팀 분위기를 식어버리게 했다.
구원 투수의 임무는 불을 끄는 것이다. 하지만 임무에 실패하면 도리어 분위기를 얼어붙게 만들기도 한다. 23일 잠실 LG와 kt의 경기. 5-4로 LG가 잡아냈으나 승부는 돌연 연장 10회까지 펼쳐졌다. 이는 두 명의 불펜투수 난조가 초래한 일이었다.
LG가 3-1로 앞선 시점서 8회초가 시작됐다. LG 선발 타일러 윌슨은 호투했지만 8회는 달랐다. 선두타자 이진영에게 안타를 맞았고 심우준에게 볼넷을 허용, 1사 2,3루가 됐다. 타석에서는 전날 그랜드슬램 주인공 로하스가 들어섰고 LG 벤치의 판단은 자동 고의4구였다. 그렇게 만루 위기. 마운드는 마무리투수 정찬헌이 들어서게 됐다.
기복이 있지만 좋은 날 괜찮은 구위를 보여주는 정찬헌. 이날, LG가 잘 맞은 합으로 리드를 잡은 상태라 연패탈출 기대감이 최고조에 도달한 상황이었다. 정찬헌의 어깨가 무거워졌지만 단 4구만에 이 흐름은 깨졌다. 황재균에게 큼지막한 2루타를 맞으며 주자가 모두 들어오게 됐다. 3-1은 순식간에 3-4가 되고 말았다. LG로서 분위기가 확 가라앉은 순간이다.
기세를 탄 kt. 8회말 구원 투수 주권을 냈다. 흐름을 잘 이어가라는 임무가 있었다. 하지만 그는 첫 타자 양석환에게 벼락 솔로포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kt의 달콤한 리드가 몇 분도 채 이어지지 못하게 된 것이다.
정찬헌과 주권 모두 실점 후 더는 흔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지켜야하는, 분위기를 이어가야하는 구원 투수로서의 제 역할은 못 해냈고 그렇게 경기는 길고 어려운 싸움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주권(사진) 역시 kt의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사진=MK스포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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