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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의 겸손 “재치? 누구나 할 수 있는 플레이” [현장인터뷰]
입력 2018-09-20 22:40 
두산 오재원은 20일 KBO리그 잠실 LG전에서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사진=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20일 두산과 LG의 희비는 4회초 엇갈렸다. 오재원은 콱 막혔던 공격의 맥을 뚫더니 재치 있는 베이스러닝으로 역전의 발판까지 마련했다.
오재원은 11구 승부 끝에 팀의 첫 타점을 올렸다. 0-2의 4회초 무사 1,2루 상황에서 헨리 소사와 대결했다. 1,2구에 헛스윙하며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으나 6개 연속 파울로 끈질긴 승부를 벌였다. 그리고 외야 우중간으로 타구를 날리며 2루 주자 양의지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기세가 오른 두산은 3점을 더 추가하며 4-2로 뒤집었다. 그리고 63일 만에 터진 박건우의 홈런까지 더해 9-3으로 승리했다. 한화에 덜미가 잡힌 2위 SK와 승차를 12경기로 벌렸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오재원이 주장으로서 상대 에이스를 상대로 끈질긴 승부 끝에 타점을 올린 게 결정적이었다”라며 호평했다.
오재원은 끝까지 집중했다. 파울을 몇 개나 쳤는지 기억하지 못할 정도다. 그의 바람은 ‘진루타였다.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오재원은 15일 잠실 NC전 이후 4경기에서 1안타에 그쳤다(타율 0.071).
오재원은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요즘 타격 밸런스가 좋지 않다. 그래서 어떻게든 공을 배트에 맞히자는 마음가짐이었다. 내야 땅볼을 치더라도 (1사 2,3루)찬스가 이어지기를 바랐다”라며 (결과적으로 안타가 돼)다행이었다”라고 밝혔다.
2-2의 1사 1루에서 오재원의 베이스러닝도 인상적이었다. 정수빈의 내야 땅볼에 2루를 향해 뛰던 오재원은 2루수 정주현의 태그를 피하고자 자세를 낮췄다. LG는 더블 플레이를 노렸으나 결과는 오재원의 세이프 판정. 정주현은 공을 쥔 오른손으로 오재원을 태그하지 않았다. 이후 허경민과 최주환의 연속 장타가 터지면서 흐름이 두산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재치 있는 플레이였다”는 말에 오재원은 겸손한 반응이었다. 그는 상대가 태그를 하지 못한 것이다. 내가 잘해서가 아니다. 누구나 (그렇게)할 수 있는 플레이였다”라고 말했다.
두산은 18일과 19일 고척 경기에서 뒷심 부족으로 넥센에게 패했다. 자칫 3연패 위기에 처할 수 있던 상황이었다. 필승을 다짐할 법도 하나 순리대로 임했다는 오재원이다.
그는 오늘 경기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두산은 이날도 LG를 꺾으면서 시즌 전적 12전 전승을 기록했다. LG전 연승 행진은 지난해 9월 10일부터 14경기다. 일방적인 우세지만 의식하지 않는다. 평소와 다르지 않다. 한 경기, 또 한 경기를 하는 것이다. 오재원은 모든 선수들이 (LG전 연승에 대해)신경 쓰지 않고 있다”라고 전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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