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석학들 "농촌 패러다임 급변…도농 융복합으로 해법 찾아야"
입력 2018-09-19 13:38  | 수정 2018-09-19 17:22
그린스마트융복합포럼-국회 주최로 19일 열린 `미래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도·농 융복합` 세미나에서 엄수원(사진 앞쪽) 그린스마트융복합포럼 위원장이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농업·농촌의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이해하고 관련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하나의 정책이나 하나의 기업, 하나의 기술만으론 안된다. 미래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신성장 혁신은 도농 융복합을 통해 만들어 가야 한다."
그린스마트융복합포럼(위원장 엄수원)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황주홍 위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미래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도·농 융복합' 세미나에서 강조한 석학들의 일성이다.
이번 세미나는 귀농·귀촌인 연간 50만명 시대를 맞아 도시의 자본과 인구, 스마트 기술을 통해 성공적인 도농 융복합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매경비즈(대표 윤형식) 주관, 매일경제·MBN 후원으로 성황리에 열렸다.
이번 세미나를 공동 주최한 황주홍 국회 농해수위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미국 등 선진국을 돌아다녀보면 도농간 격차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 부러웠다"며 "우리나라도 도농간 격차가 많이 줄어들고 있지만 이번 포럼 개최를 계기로 더 좁힐 수 있는 실천적 방안이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엄수원 그린스마트융복합포럼 위원장은 기조발제를 통해 "도농 융복합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먼저 도시와 농촌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려는 현 인식체계를 전환하는 게 급선무다. 이와 함께 기초생활 인프라 서비스 취약지역에 작은 중심지형 스마트 빌리지를 조성, 일과 삶터가 융합하는 공간조성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권혁인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첫 주제 발표자로 나와 '농업·농촌의 패러다임 시프트'를 통해 새로운 산업육성 전략으로 '에코사이언스(Eco Science)'를 제시했다.
에코사이언스는 에코시스템, 플랫폼, 서비스 등을 동시에 고려하면서 고도로 발전된 ICT 기술, 빅데이터 기술, 관련된 산업기술 등을 융합해 새로운 서비스 혹은 신산업을 개발하기 위한 과학적 방법론을 말한다.
권 교수는 "유망한 미래 산업으로 재조명 받고 있는 동시에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농업을 에코사이언스의 틀에서 재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며 "지난 수십 년간 우리 농업은 '수급불안' '가격폭락' '소득 불안정' 등의 고질적인 문제가 계속됐는데 이 원인은 우리 농업이 1차 산업으로서의 농업시스템에서 벗어나지 못한 데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농업안보상 과잉생산임에도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쌀 수급 문제는 우리 술과 우리 음식의 문화적 가치시스템에서 해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농업생산성 향상과 가격안정을 위해 펼치고 있는 생산자의 협상력 확대 전략은 가치가 적은 것은 아니지만 그 자체로서 구태의연한 제조업 패러다임에 속한다. 미래 농가 조직은 도농교류를 통해 더 높은 고객 가치를 직접 생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새로운 일자리는 신기술에서 직접 오는 것이 아니라, 오래된 전통산업에 신기술을 응용한 서비스혁신에서 만들 수 있다"면서 "농업·농촌은 안전한 먹거리 생산에 건강과 레저, 체험 등 인류가 공통적으로 염원하는 서비스 가치를 실현할 때 일자리 문제와 지방인구 소멸문제, 도농 격차문제, 현대인의 건강문제 등 많은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대학원 특임교수는 '4차산업혁명기술을 활용한 농촌의 스마트화' 방안들에 대해 발표하며 융복합형 스마트 농촌마을 개발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최원철 한양대 특임교수는 "세계 최고의 IoT, 5G, 농업기술로 융복합형 스마트 농촌 마을을 개발하면 일자리 및 소득 창출과 미래 수출산업 발굴을 할 수 있다"면서 "이는 곧 국가 균형발전은 물론 대도시 부동산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석 건축도시공간연구소 부연구위원은 '지속 가능한 농촌발전을 위한 녹색채권 활용방안' 주제발표에서 미래 농촌사회는 '러바니제이션(Rurbanization)에 주목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러반(Ruban)은 농촌(Rural)과 도시(Urban)의 합성어로 작은 농촌과 그 주변에 거주하는 농업인의 사회적 관계에 따라 생겨난 개념이지만 도시성과 농촌성이 공존하는 새로운 형태의 대안적 공간개념을 설명한다.
그는 "러바니제이션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급격한 라이프 스타일 변화로 전형적인 농촌까지 도시 생활방식이 유입되고 있다"며 "아울러 도시에서 온 귀농귀촌인들의 정착지로 주목, 도농 융복합 기회 창출 모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속가능한 사업을 위한 재원으로 녹색채권(Green Bond)을 활용하면 된다고 소개했다.
녹색채권은 기후변화 적응 및 온실가스 감축 등 친환경 프로젝트의 대규모 투자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특수 목적채권으로 채권의 발행과 활용은 일반 채권과 동일하다.
발행가능 채권 유형에는 ▲회사채 ▲프로젝트 본드 ▲자산유동화증권 ▲SSA채권 ▲지방채 ▲금융채 등이 있다. 2017년 말 기준 우리나라 녹색채권 시장은 수출입은행, 현대캐피탈에서 총 4건의 발행 사례가 있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이은석 부연구위원은 "녹색채권의 장점은 도농 융복합지역의 신재생 에너지 발전 사업과 분양주택, 임대주택, 수익형 부동산, 공공주택, 민간주택 등을 하나 또는 복수의 포트폴리오로 사업추진이 가능하다"며 "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기능과 신용도를 갖춘 민간, 공공기업, 국가, 지방정부 등이 건설사업을 추진하면 비교적 짧은 시간에 원하는 규모의 투자금을 형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김의준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의 사회로 김창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원장, 이영성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김기훈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정책 과장, 강대현 농업회사법인 미래원 부사장 등이 토론자로 나와 '우리나라 농업·농촌의 미래 발전 방향과 바람직한 도·농 융복합 방법론은 무엇인가'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가졌다.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 /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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