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변심` 한 외인 순매도 1조…포스코·LG전자 우수수
입력 2018-09-17 17:32  | 수정 2018-09-17 20:23
외국인 투자자 변심에 포스코와 LG전자가 올 하반기 '추풍낙엽' 신세로 전락했다.
올 상반기 두 종목에 대해 뜨거운 러브콜을 보냈던 외국인이 하반기에 1조원이 넘는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히면서 배당 여력이 떨어지고 일부 사업 부진으로 성장성에 의문 부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두 종목 모두 주가가 크게 하락하며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저평가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 상반기(1월 2일~6월 29일) 포스코와 LG전자를 각각 5424억원, 332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개별 종목 순매수 금액 기준으로 포스코와 LG전자는 각각 3위, 8위를 기록했다. 포스코는 미·중 무역전쟁 피해가 작은 편이고 중국의 철강 감산이 지속되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상반기 내내 이어졌다.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18.2% 증가한 5조4644억원으로 추정됨에 따라 외국인 러브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외국인은 하반기(7월 2일~9월 17일) 들어 포스코 주식을 5719억원어치나 팔아치웠다.
이 기간 포스코 주가는 11%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매매 패턴 변화를 포스코의 대규모 투자계획에서 찾고 있다. 지난 3일 포스코는 향후 5년간 45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이 같은 투자 규모는 최근 5년간 투자대비 2.5배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 신임 회장 취임 두 달 만에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힌 데 대해 외국계 증권사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투자를 앞둔 만큼 포스코의 배당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순이익에서 현금배당 비율을 뜻하는 배당성향은 2016년 46.9%에서 작년 22.9%로 급감했는데 올해 그 수치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포스코의 투자 규모가 다소 부풀려졌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노무라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포스코의 투자 규모는 30조원 정도가 현실적인 범위"라고 전했다.
이 같은 추정에 따르면 포스코의 투자 규모는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는 해석도 있다. 외국인은 LG전자에 대해서도 상·하반기 전혀 다른 투자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올 하반기 순매도 규모만 5005억원에 달한다. LG전자도 올해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4.2%(작년 기준)에 불과한 배당성향이 더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여기에 주요 사업 부진도 영향을 주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올 2분기 영업손실 1854억원을 기록하며 최근 1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전장사업부(VC)는 올 상반기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2.6% 감소하며 성장성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악재를 감안해도 LG전자 주가 순자산비율(PBR)이 0.82배에 불과한 것은 저가 매수 기회라는 의견도 내놓는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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