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SKT·KB금융…外人·기관이 꽂힌 고배당株
입력 2018-09-17 17:32  | 수정 2018-09-18 09:52
연말 배당시즌을 앞두고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 무역전쟁 우려 등으로 코스피가 두 달째 2300선에 갇힌 데다 시장을 이끌어나갈 주도주조차 보이지 않자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배당주로 이목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최근 주요 상장사들이 잇달아 중간 배당을 실시하는 등 배당금을 늘리고 있는 데다 하반기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효과 등으로 올해 코스피 예상 배당수익률이 2%를 넘어설 전망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7년도 결산 실적을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종목 901개 가운데 시가배당률이 3%를 넘는 종목은 총 102개(11.3%)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7월부터 이달 14일까지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수한 종목은 SK텔레콤, 에쓰오일, KB금융, KT, 무림P&P 등 13개다. 같은 기간 기관이 1조3253억원에 달하는 순매도를 기록하고 외국인이 1243억원어치 순매수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종목들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매년 9~10월 강세를 보이는 배당주의 계절성, 코스피와 S&P500지수의 예상 배당수익률이 각각 2.1%, 1.9%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배당수익률을 기반으로 한 종목 선별을 투자 전략의 아이디어로 활용해 볼 수 있다"며 "올해 연간, 3분기 순이익 증가가 예상되는 종목 가운데 예상 배당수익률이 2%를 넘고 연중 고점 대비 주가 하락을 기록하고 있는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외국인과 기관이 가장 많이 사들인 배당주는 SK텔레콤으로 동반 순매수 규모가 2980억원에 달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8월 중간배당을 포함해 주당 1만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는데 배당수익률이 3.75%에 달한다. 앞서 지난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SK하이닉스 지분을 통해 얻는 배당금도 SK텔레콤의 주주 배당금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면서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 증가 기대감을 키웠다. 전통적인 고배당주로 꼽히는 에쓰오일 또한 외국인과 기관이 나란히 사들이면서 고배당주로서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5.30% 배당수익률을 기록한 에쓰오일은 7월 주당 600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미·중 무역분쟁 우려와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다소 보수적으로 배당금을 지급했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가는 잔사유고도화설비(RUC) 프로젝트 등에서 창출한 수익을 주주들과 나눠 올해 낮게 책정됐던 중간배당을 만회하겠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아울러 KB금융, KT, 무림P&P 등도 지난해 코스피 평균보다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록했는데 올해도 배당수익이 기대된다. 중소형주 가운데는 지난해 3% 이상의 배당수익률을 기록한 다스코, 금호산업, 태경산업, 아주캐피탈, 인터지스 등이 외국인과 기관의 러브콜을 받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의 평균 시가배당률은 1.86%로 2015년(1.74%), 2016년(1.80%)에 이어 3년 연속 상승세다.
한편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가들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은 배당주 투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오는 11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할 변수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시장금리가 따라 상승하면서 배당주가 약세로 돌아서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 고갈 우려 등이 나오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수익률 향상에 도움이 되는 배당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해외 사례를 살펴봐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국가에서 도입 초기 배당 성향이 커지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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