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50대 트레일러 기사 거가대교서 5시간 넘게 음주난동
입력 2018-09-11 14:33 
거가대교 음주난동

50대 트레일러 기사가 부산과 경남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에서 술에 취한 채 난동을 부리다 5시간 만에 경찰에 제압됐다.
먹고 살기 힘들다는 이유로 순찰차를 들이받는 등 경찰과 대치하면서 거가대교 거제 방향 차로가 완전히 통제돼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11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11시 52분께 부산 강서구 가덕해저터널 인근에서 거가대교 시설공단 차량과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정차한 25t 트레일러 차량이 발견됐다.
차량 내부에는 트레일러 기사 A 씨(51)가 타고 있었으나 문을 잠근 채 경찰의 하차 요구를 거부했다. A씨는 발견 20여 분 전에 경찰에 전화해 술에 취한 목소리로 상담을 요청했다가 자신의 위치를 설명하지 않고 신고를 취소한다며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어 경찰이 추적에 나선 상태였다.
거가대교 해저터널 가로막은 화물차
A씨는 경찰과 40여 분간 대치하다가 돌연 차량을 움직여 앞에 정차돼있던 순찰차를 들이받았다. 이에 경찰이 트레일러 운전석 앞바퀴를 향해 공포탄 1발과 실탄 3발을 발사하는 등 경고 사격을 가했다.
대치는 무려 5시간가량 이어졌다. A씨는 경남 거제 방향으로 차를 몰고 가다 서기를 반복했고 이 때문에 거제 방향 차로가 완전히 통제됐다. A씨는 11일 오전 4시 58분께 경남 거제 저도 터널에서 약 500m 떨어진 지점에서 해상으로 투신을 시도했다. 현장에 대기 중이던 경찰특공대는 A씨가 투신하려고 차량 문을 여는 순간 차량 내부로 진입한 뒤 형사들과 함께 A씨를 제압했다.
트레일러가 들이받은 순찰차
이날 막혔던 도로는 오전 6시 30분에 정상 소통이 이뤄졌다. 경찰 조사 결과 체포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6%로 나왔다. 하지만 A씨가 난동을 부린 5시간 전 혈중알코올농도는 0.12%로 면허 취소 수준인 만취 상태인 것으로 경찰은 추산했다.
경찰은 A씨가 대전에 있는 화물업체의 지입차주라고 밝혔다. 지입차는 개인 소유의 차량을 운수 회사 명의로 등록해 일하는 형태를 말한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강서구 미음산단 주변에서 소주 2병을 마셨다"며 "지입차 화물기사로 생활이 어렵다"고 범행 동기를 진술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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