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차이나·인디아펀드 상반된 행보
입력 2018-09-09 17:10  | 수정 2018-09-09 17:31
신흥국 펀드 양대 산맥인 인도와 중국 펀드의 자금 흐름이 상반된 양상이다. 인도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대신 중국 펀드 설정액이 점차 늘고 있다.
올해 들어 인도 펀드가 기대에 못 미치자 저평가된 중국 주식에서 가능성을 찾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인도 펀드는 설정액이 82억원 줄었다. 그중 대표 격인 삼성인디아펀드2에서만 39억원이 빠져나갔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자금 유입이 꾸준했다.
작년 한 해 인도 센섹스지수가 28%나 오르면서 좋은 수익률을 기록한 덕분이다. 그러나 올해 2월 신흥국 주가가 전반적으로 조정에 돌입하자 펀드 환매가 시작돼 올해 410억원이 빠져나갔다. 이후 인도 증시가 연초 대비 12% 이상 오르는 동안에도 펀드 설정액이 계속 줄었다.

이는 지수가 최고치를 찍었어도 올해 인도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국내에 출시된 25개 인도 펀드(상장지수펀드 포함) 올해 수익률은 평균 -8.74%다. 손실 이유는 환율 때문이다.
올해 들어 인도 루피화 가치는 급격히 떨어졌고 펀드 투자자들도 환차손을 보게 됐다. 유가가 오르면서 달러화로 지급하는 대금 부담이 늘었고 미국발 무역전쟁도 루피화 환율에 악재를 더했다. 하지만 높은 비용 때문에 환헤지를 하는 인도 펀드는 국내에는 거의 없다.
같은 기간 중국 펀드 설정액은 59억원 늘었다. 특히 중국 펀드 중 가장 규모가 큰 KB중국본토A주펀드에는 한 달 새 165억원이 몰렸다.
연초 이후 지난 6일까지 중국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총 1774억원이지만 지난달부터는 순유입으로 분위기가 전환됐다. 지난 8월 홍콩 H지수가 1년 내 최저가까지 떨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중국 펀드에 친숙한 국내 투자자들에게 이 같은 하락폭은 과다하다는 인식이 퍼졌다. 국내에 출시된 중국 펀드는 설정액 규모 7조3219억원으로 여전히 단일 국가 펀드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증권업계는 두 나라 주식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인도는 외부 요인 때문에 환율이 흔들리고 있지만 내수 중심 경제가 튼튼하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과 이로 인한 물가 상승에도 인도 민간소비가 증가세를 보였다는 점은 내수 소비 회복세가 여전히 좋다는 의미"라면서 "경제 성장이 지속되면서 인도 증시 고평가(밸류에이션) 부담이 일부 완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역전쟁이 해결되면 중국 증시도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 정희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무역분쟁 역시 중국의 영향력과 과거 패권경쟁 사례에 비춰 서로 이득을 얻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면서 "중국은 5~6%대 성장이 지속되며 급격한 경기 둔화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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