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진상조사단 '형제복지원 의혹' 박희태 전 국회의장 소환 조사

1970∼80년대 형제복지원의 인권침해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는 대검 진상조사단이 당시 관할 검사장이었던 박희태 전 국회의장을 조사했습니다.

어제(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 진상조사단은 전날 박 전 의장을 불러 형제복지원 수사 당시 이를 방해하려는 조직적 움직임이나 압력 등이 있었는지를 추궁했습니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권위주의 정권 시절의 대표적 인권유린 사건으로 꼽힙니다.

부랑인을 선도한다는 명분으로 1975년부터 1987년까지 운영된 형제복지원은 시민을 불법 감금하고 강제노역과 구타, 학대, 성폭행을 일삼았다는 의혹을 받습니다.

복지원 자체 기록만 봐도 폐쇄될 때까지 12년간 운영되며 513명이 사망했고, 그들의 주검 일부는 암매장되거나 시신조차 찾지 못해 '한국판 아우슈비츠'로 불립니다.

검찰은 1987년 형제복지원 박인근 원장을 수사해 불법감금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겼지만, 대법원은 정부훈령에 따른 부랑자 수용이었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검찰 과거사위는 올해 4월 위헌인 정부훈령에 따른 부랑자 수용은 불법감금에 해당한다며 검찰에 재조사를 권고했습니다.

아울러 당시 수사 과정에서 윗선의 수사방해가 있었는지 등을 대검 진상조사단에서 조사하도록 했습니다.

당시 부산지검 울산지청에서 수사를 담당했던 김용원 변호사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형제복지원 부산 본원 수사를 실시하려 했지만 부산지검장과 차장검사가 조사를 좌절시켰다"며 "수사방해가 전두환 당시 대통령의 지시 때문이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박희태 전 의장은 수사 당시 부산지검장이었습니다.

박 전 의장은 진상조사단 조사에서 오래전 일인 만큼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