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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민연금, 옛 르네상스호텔 개발 5천억 투자
입력 2018-09-06 17:41  | 수정 2018-09-06 19:40
◆ 레이더M ◆
국민연금이 옛 르네상스호텔 재개발 사업에 5000억원을 투자한다. 국민연금이 완공된 오피스 빌딩이 아닌 개발 단계에서 투자를 집행하는 것은 고양 스타필드에 이은 두 번째 사례다.
잇단 인력 이탈로 대체투자 집행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투자 공백을 메우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7일 투자심의위원회를 열고 옛 르네상스호텔 재개발 사업에 5000억원을 투자하는 방안을 최종 결의할 예정이다.
옛 르네상스호텔 재개발 사업은 2020년 준공을 목표로 현재 사업이 진행 중이다. 연면적 기준 23만9000㎡ 규모로 총 2개동 빌딩을 건립해 호텔, 사무실, 상업시설 등으로 활용할 복안이다. 신세계가 해당 빌딩에서 신규 호텔을 출점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르네상스호텔 재개발 사업은 최근 국내 대표 부동산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이 2조원에 사들였다. 이지스자산운용은 국민연금 자금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KKR 등으로부터 3000억원을 유치하고 여기에 대출 1조2000억원을 더해 자금 조달을 마친다는 복안이다.
국민연금 투자가 최종 집행될 경우 르네상스호텔 재개발 사업은 2020년 7년간의 고난 끝에 최종 마무리되게 된다.
옛 르네상스호텔은 지하철 2호선 역삼역과 선릉역 중간 지점에 위치해 있다. 강남 한복판에 있는 이른바 '노른자위' 땅 중에서도 가장 알짜로 꼽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강남 지역 용지는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크기를 확보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옛 한국전력 본사 용지가 시가 대비 높게 팔린 것도 이 같은 희소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옛 주인인 삼부토건이 경영상 어려움에 처하고 호텔을 둘러싼 권리관계가 간단하지 않아 매각은 장기화됐다.
르네상스호텔 옛 주인인 삼부토건은 경영난에 빠지며 2013년부터 새 주인을 물색해왔다. 현재 주인인 이지스자산운용이 당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지만 거래가격에 대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며 거래가 무산됐다. 이후 삼부토건이 2015년 법정관리에 돌입하며 르네상스호텔이 공매로 나왔고 이를 2016년 건설사 다올이앤씨가 사들이며 재개발 사업이 재개됐다. 필요 자금 규모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다올이앤씨가 자체 자산관리회사를 통해 관리하던 재개발 사업을 이지스자산운용에 재매각한 상태다.
국민연금은 올 들어 대체투자 '진공기'를 보내왔다. 핵심 운용인력들의 잇단 이탈로 올 상반기 대체투자 집행액은 1251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올해 투자집행 목표치의 절반인 2조4772억원 대비 5%에 그친 수준이다.
특히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국민연금 수익률 저하 현상이 심각한 상황에서 수익률을 보완할 수 있는 대체투자 공백은 안타깝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국민연금이 완공된 빌딩에 대한 투자가 아닌 개발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집행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고양 스타필드에 신세계와 더불어 개발 단계서 자금을 집행해 연 9% 안팎에 달하는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며 "향후 수익률 제고를 위해 국민연금이 또 다른 개발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투자책임자 공백 상황에서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높은 개발 사업에 국민연금이 무리한 투자를 집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금융 관계자는 "최고투자책임자(CIO), 국내대체투자실장 등 전체 투자 계획을 검토하고 방향을 잡아야 할 책임자가 없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투자 집행 강박에 시달린 것 아니냐"며 "개발사업은 고수익 창출 가능성도 높지만 그만큼 리스크 요인도 많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오피스 빌딩 공실률이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임차인 유치 과정에서 공실 위험을 떠안아야 한다는 점은 문제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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