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판교 일반도로 달린 자율주행 버스
입력 2018-09-04 15:26 
4일 경기도 성남 판교에서 열린 제로셔틀 시승행사에서 이재명 경기도 지사와 김정렬 국토주 제 2 차관이 차량에 탑승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경기도]

4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제 2 테크노벨리. 국내 최초로 일반도로를 달리는 무인버스 '제로셔틀'을 보러 온 이들로 테크노밸리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행사가 시작되는 오전 10시 30분께. 제로셔틀은 지하철 신분당선 판교역 방면으로 서서히 바퀴를 움직였다. 운전석에는 아무도 앉지 않았지만, 핸들이 스스로 움직이는 모습에 차 안에 탑승한 이재명 경기도 지사, 김정렬 국토교통부 제 2차관, 조광주 경기도의회 경제과학기술위원장 등 6명의 시승자는 눈을 치켜 뜨며 놀라움을 드러냈다. 테크노밸리 중앙사거리 신호등 빨간 불도 스스로 인식하며 속도를 줄이고 대기선 앞에 서는 등 인식 능력도 수준급이다. 옆 차량이 차선을 갑자기 변경하는 '칼치기'에 출렁이며 급제동을 걸기도 했다.
이 지사는 시승 소감을 묻자 "운전면허를 따서 도로주행을 처음 나온 완전 초보운전자 같은 느낌이었다. 취재 차량이 갑자기 끼어들자 급제동해 힘들었다"며 "주변 환경에 상당히 예민하고 데이터 부족한 상태라서 섬세함과 예민함이 부족한 것 같다"고 했다.하지만 "짧은 거리(시승)이긴 한데 스스로 주변 상황을 인식하고 대처하는 것을 보니 훌륭하다는 생각이 든다. 돌발상황에는 기계가 상당히 당황한다고 느껴졌지만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제로셔틀은 경기도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 의뢰해 3년 만에 개발됐다. 핸들과 엑셀, 브레이크 페달이 없으며 통합관제센터와 교통신호 정보, GPS(위치기반기술) 위치보정정보신호, 주행안전정보 등을 무선으로 주고 받을 수 있는 V2X(Vehicle to Everything) 기술을 적용했다. 특히 운전자 없이 차량 스스로 모든 상황을 판단하고 움직이는 완전주행단계 수준(레벨4)의 기능을 갖췄다고 경기도는 설명하고 있다. 레벨4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이 정한 자율주행 개발 단계 중 가장 높은 단계다. 미니버스 모양의 제로셔틀은 판교 제2테크노밸리(제로시티) 입구에서 지하철 신분당선 판교역까지 5.5km 구간을 시속 25km 이내로 시범 운행한다.
실제 도로·신호등과 연계한 자율주행시스템 개발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하는 사업이다. 이번 시범운행을 위해 경기도와 국토부, 경찰청, 교통안전공단 등은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제도개선, 차량제작, 임시운행허가, 안전시설 보완 등을 끝냈다.

시범운행은 평일 출퇴근, 교통혼잡시간을 제외한 오전 10~12시, 오후 2~4시 사이에 하루 4차례 실시한다. 자율주행차의 성능과 안전을 테스트하기 위한 목적이기 때문에 9~10월엔 전문평가단과 정책평가단이 탑승하고, 일반인 탑승은 11월께 홈페이지 접수 등을 통해 가능할 전망이다.
제로셔틀 개발 총괄책임을 맡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김재환 박사는 "국내 자율 주행 기술이 미국이나 중국 등에 비해 늦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제로셔틀이 국내 자율주행 산업생태계 조성과 글로벌 경쟁력 향상의 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판교 = 지홍구 기자 /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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