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유가 상승에도 발주 부진" 조선업계, 해양플랜트 시장서 입맛만
입력 2018-09-04 13:52 

국제유가 상승으로 해양플랜트 시장에도 활기가 돌 것이란 당초 전망과 달리 해양플랜트 발주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아 우리 조선업계가 입맛만 다시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중국계 조선업체들과의 경쟁도 치열하다.
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오일 메이저 셰브론이 영국 북해의 로즈뱅크 유전을 개발하기 위해 발주한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FPSO) 수주전에서 대우조선해양과 싱가포르 셈코프마린이 박빙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계약 규모가 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로즈뱅크 프로젝트 일감을 대우조선이 따내면 올해 들어 한국 조선업체의 첫 번째 해양플랜트 수주 사례가 된다.
조선업계는 당초 국제유가 상승 전망을 바탕으로 올해 해양플랜트 발주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국내 조선 빅3의 해양플랜트 수주 실적이 모두 8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으로 올해 초 배럴당 60달러 선에서 최근 70달러 선까지 올랐지만, 해양플랜트 발주는 기대에 못 미쳤다. 업계에서는 이번 로즈뱅크 FPSO가 올해 발주되는 마지막 해양플랜트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더해 중국계 조선업체들의 저가 공세까지 거세다. 중국계 조선업체들은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한 저가로 해양플랜트 건조 경험이 없다는 약점을 보완해 일감을 가져가고 있다.
한국 조선업계는 지난 4월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가 아프리카 또르뚜 가스전 개발을 위해 발주한 FPSO 수주전에서 중국 코스코와 프랑스 테크닙FMC 컨소시엄에 일감을 내줬다. 작년에도 노르웨이 스타토일이 발주한 FPSO의 하부구조물 건조 일감을 셈코프마린이 따냈다. 특히 스타토일 FPSO의 하부구조물 수주전에서 셈코프마린은 국내 조선업체들보다 1억달러 가량 낮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수주가 없다보니 조선업계의 해양플랜트 일감은 빠르게 줄고 있다. 최근 해양플랜트 일감이 완전히 없어진 현대중공업은 해양사업본부 임직원들의 희망퇴직과 조기 정년제를 추진 중이다. 대우조선도 오는 2020년 카자흐스탄 텡기즈셰브로일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기 전까지 새로운 일감을 확보하지 못하면 현대중공업과 같은 신세가 된다.
그나마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6월 모잠비크 코랄 가스전에 설치될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 설비(FLNG)를 수주해 일감이 넉넉한 편이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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