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깔창 생리대` 해결 나선 여고생의 감동 사연
입력 2018-09-03 14:55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깔창 생리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한 고등학생의 사연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깔창 생리대는 저소득층 청소년들이 신발 깔창·신문지·폐지 등을 생리대 대신 사용한 사실이 알려지며 비롯된 말이다.
최근 온라인에는 '생리대 1200장 후원받았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깔창생리대 후원 배지 판매 프로젝트를 기획한 고등학생이라 밝힌 글쓴이는 한 생리대 회사에서 생리대를 후원 받았다는 인증 사진을 올렸다. 이와 함께 자신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사연을 털어놓았다.
그가 저소득층 청소년의 생리대 문제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2년 전이었다. 당시 그는 섭식장애 '제거형 거식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대상포진·저혈압·탈모와 함께 10개월 동안 생리를 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깔창 생리대가 논란이 됐다. 그는 그 사건을 보며 죄책감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자신은 "거금을 들여 음식을 먹고 토하며 생리를 안 해서 불안해했는데 29만 명의 언니·동생·친구들은 다른 이유로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자신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이유를 설명했다.
프로젝트 `보름달을 따다 줄게`의 기획자가 섭식장애로 앓던 증상들. [사진 = 텀블벅 홈페이지 캡처]
프로젝트는 학생이 속한 서울 선유고등학교 교육동아리 '페르보르'부원들의 동참으로 시작됐다. 이들은 직접 지역아동센터 봉사를 통해 저소득층 아동들을 만나며 실태 파악에 나섰다. 그때 만난 한부모 가정이자 저소득층 가정의 아동과 함께 1년 동안 배지 디자인을 했다. 그렇게 프로젝트 '보름달을 따다 줄게'가 완성될 수 있었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을 통해 진행되는 프로젝트 '보름달을 따다 줄게'는 '체인 달배지'와 '스트랩 키링'을 판매해 수익금을 전액 저소득층 아동에게 기부한다. 체인 달배지 하나(9000원)의 수익금은 한 명의 저소득층 여학생 한 달 분량 생리대(중형·대형·오버나이트 포함 생리대 24장)구매에 쓰인다. 스트랩 키링(7000원)의 수익금은 저소득층 결식아동의 영양식사 제공에 사용된다.
키링의 수익금은 저소득층 아동의 식사로 사용된다. [사진 = 텀블벅 홈페이지]
이들은 안전한 생리대를 선정하기 위해 직접 설문조사도 했다. 과거 저소득층 여학생 생리대 지원 사업들이 생리대 발암물질 논란과 함께 중단된 일이 있었기 때문. 17~18세 선유고 학생들과 함께 '선유고 101생리대 체험단'을 구성해 블라인드 촉감 테스트와 커피를 사용해 흡수력 실험을 진행한 뒤 후원할 생리대를 선정했다. 당시 선정됐던 생리대 회사가 생리대를 기부하게 됐고 후기 글을 통해 사실을 밝히며 학생의 사연 또한 주목받게 된 것.
배지의 수익금은 저소득층 생리대 후원금으로 사용된다.[사진 = 텀블벅 홈페이지]
이런 사연이 알려지며 누리꾼들은 "진짜 멋있다" "같이하고 싶다" "나도 홍보할게" 등의 반응을 보이며 후원에 동참했다. 덕분에 지난달 2일 시작한 프로젝트는 오픈 38시간 만에 목표금액 80만 원을 도달해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프로젝트 마감을 하루 앞 둔 3일 현재 후원금이1600만 원에 달하며 프로젝트 목표치 2000%를 채워가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류혜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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