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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일본] 꿈이 현실로…간절한 손흥민의 목에 걸린 금메달
입력 2018-09-01 23:03 
한국의 아시안게임 우승 속 손흥민의 리더십은 더욱 빛났다. 사진(인도네시아 브카시)=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인도네시아 치비농) 이상철 기자]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의 간절한 소망이 마침내 이뤄졌다.
손흥민이 인도네시아 보고르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낭보를 전했다. 숙적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선물했다. 한국축구 통산 다섯 번째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그리고 손흥민 개인에게는 첫 번째 우승이다. 지독한 우승의 한을 마침내 풀었다.
2010년 12월 A대표팀에 발탁된 이래 손흥민이 국제대회 우승을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월드컵(2014·2018년), 아시안컵(2011·2015년), 올림픽(2016년)에 나섰지만 번번이 눈물을 흘려야 했다. 이번만큼은 슬퍼하는 모습이 아닌 기뻐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던 손흥민은 약속을 지켰다.
한국축구의 간판선수 손흥민은 유럽 무대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월드클래스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도 비록 16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2골을 넣으며 기대에 부응했다.
김학범 감독은 손흥민을 와일드카드 1순위로 점찍었다. 병역 의무를 해결하지 못한 손흥민 역시 아시안게임 출전 의지가 강했다. 그렇지만 서로가 원한다고 발탁하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장애물이 있었다. 7월 손흥민과 2023년까지 재계약한 토트넘은 손흥민이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특례를 받을 경우, 손해 볼 장사가 아니다. 다만 손흥민의 이탈에 따른 전력 누수가 있다. 2018-19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막 시기가 겹쳤다.
토트넘과 대한축구협회의 ‘밀당이 심했다. 손흥민은 8월 13일 U-23 대표팀에 합류했다. 조별리그 첫 경기(15일 바레인전) 직전이긴 해도 너무 늦지 않았다. 토트넘의 바람은 토너먼트부터 합류였다.

양보도 필요했다. 손흥민은 11월 A매치에 차출되지 않으며 내년 1월 열리는 2019 아시안컵에도 조별리그 3차전부터 가세한다.
손흥민이 못 뛰는 A매치가 최소 4경기다. 아시안컵 직전 가질 평가전까지 고려하면 늘어난다. 그럼에도 아시안게임에 나가 금메달을 따는 것이 한국축구와 손흥민에게 ‘득이 많았다.
김학범호에는 손흥민이 필요했다. 단순히 최고의 기량을 지녔기 때문이 아니다. 손흥민이 키르기스스타전에서 결승골을 넣어 16강 진출을 확정했으나 그의 득점은 그 1골이었다.
손흥민은 주장이자 형으로서 구심점이 됐다. 아직은 부족한 동생들을 채찍과 당근을 들어 이끌었다. 정신적 지주이기도 했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줬다. 손흥민은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 헌신했고 희생했다.
김 감독은 나 홀로 빛나는 ‘주연이 아닌 동료를 위해 싸우는 ‘조연이 될 것을 당부했다. 손흥민부터 앞장섰다. 김학범호가 풍파를 이겨내고 제 궤도에 올라 승승장구하면서 손흥민의 리더십도 부각됐다. 그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우승이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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