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가산동 대형 싱크홀…주민들 "열흘 전부터 균열 조짐 있었다" 주장
입력 2018-08-31 14:50  | 수정 2018-09-07 15:05

가산동의 한 아파트 인근 공사장과 도로에 대형 싱크홀이 발생해 주민 200여 명이 긴급대피한 가운데, 열흘 전부터 균열이 보였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오늘(31일) 오전 4시 38분쯤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한 아파트 인근 공사장과 도로에 대형 싱크홀(땅꺼짐)이 발생했습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싱크홀의 크기는 가로 30m, 세로 10m, 깊이 6m의 사각형 형태입니다.

이 싱크홀로 아파트 2개 동 주민 200여명이 대피하고, 2명이 정신적 충격을 호소해 병원에 이송됐습니다. 또 공사장 축대가 무너지고, 아파트단지 주차장도 내려앉으면서 차량 4대가 견인됐습니다.

아파트 주민 58살 김모 씨는 "어제저녁부터 '다다다'하고 지진이 나는 것처럼 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너무 심해 잠을 자지 못했다"면서 "새벽에 갑자기 굉음이 들려 집 밖으로 나왔더니 땅이 무너졌다"고 말했습니다.


주민들은 사고가 나기 열흘 전 아파트단지 주차장 바닥에 균열이 발생했다며 구청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구청이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 22일 금천구청에 '위험요소 파악 및 공사중단 요청 민원' 공문을 보냈습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단지 내 주차장 콘크리트가 갈라져 지반 침하가 우려된다며 공사를 중단해달라고 구청에 요청했습니다.

주민 A 씨는 "비가 많이 와서 사고 난 것이 아니다. 이미 열흘 전 주차장에 금이 갔다"며 "공사하면서 계속 소음이 심했고 징후가 있었다. 구청이 졸속으로 오피스텔 인허가를 내줬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구청 관계자는 "구청에 민원이 접수됐지만, 담당 부서는 전날 퇴근 무렵 관련 서류를 받아 확인하지 못했다"며 "정밀 조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이에 따른 보강 조치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공사는 당분간 재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싱크홀이 발생한 공사장은 지하 3층·지상 30층 규모의 오피스텔 건설 공사가 올해 1월부터 진행 중인 곳입니다. 사고 시간에는 공사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소방당국은 최근 많은 비가 내린 것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0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금천구에는 148.5㎜의 비가 내렸습니다.

소방당국과 금천구청은 싱크홀과 인접한 아파트 2개 동을 안전진단한 결과 큰 위험 요소는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애초 소방당국은 아파트 전체 18개 동 중 1개 동이 5도가량 기운 것으로 추정했지만, 현재까지 이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안전진단을 한 동양미래대학 건축과 이수권 교수는 "지하 터파기 공사를 위한 흙막이가 새벽에 무너지면서 도로와 아파트 쪽에 땅 꺼짐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아파트는 땅에 기둥을 박아 지지되기 때문에 토사 유출에 의한 영향을 덜 받는다. 5도가량 기울지 않았고 그렇게 위험하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육안상 큰 위험 요소는 없어 보이지만, 계측을 통해 정확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등 정밀 조사를 할 예정"이라며 "아파트 전체 안전진단은 1~2달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소방당국과 구청은 임시 조치로 싱크홀에 흙을 채워 추가 붕괴를 막고 안전을 확보 중입니다. 또 아파트에 이상이 없다는 안전진단 결과가 나옴에 따라 대피 주민들의 복귀 검토, 이르면 이날 저녁 주민들의 복귀 여부가 결정됩니다.

소방당국·금천구청 등은 장비 42대와 인원 195명을 투입해 현장을 수습하고 안전조처를 하고 있습니다. 구청은 주민센터와 경로당 등을 주민 임시 대피소로 지정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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