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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일본 야구] 야구-축구 ‘병역면탈’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
입력 2018-08-30 11:56  | 수정 2018-08-30 12:00
한국-일본 야구 아시안게임 맞대결은 오지환에게는 ‘패배=입대’를 의미한다. 홍콩과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안타를 치는 모습. 사진(인도네시아 자카르타)=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한국-일본 야구 아시안게임 맞대결은 일부 국내 선수에게는 ‘패배=입대인 상황이라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야구대표팀의 병역 이행 여부가 유독 화제가 되는 이유는 뭘까?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 스포츠단지 야구장에서는 30일 오후 2시(한국시간) 2018아시안게임 한국-일본 야구 슈퍼라운드 1차전이 열린다. 조별리그에서 이미 1패를 안은 한국은 일본에 진다면 결승 진출이 좌절된다.
2018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24인 명단에서 병역의무를 다하지 않은 선수는 모두 9명으로 37.5%의 비중을 차지한다. 야구와 함께 한국 2대 구기 종목인 남자축구대표팀은 애초에 2018아시안게임 해당 종목 자체가 23세 이하 국가대항전이기도 하지만 와일드카드(24세 이상) 3명까지 모두 병역을 이행하지 않은 상태다. 이미 상무/경찰축구단 소속인 선수 등 일부 예외는 있지만 ‘군 문제를 위해 뭉친 집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만 놓고 보면 야구대표팀 병역 논란이 유독 다른 종목보다 월등한 것이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다. 많은 이들이 가장 먼저 이야기하는 것은 금메달이 당연시되는, 즉 국가대표팀 승선이 곧 병역 혜택과 마찬가지인 아시안게임 야구 종목의 상황이다.
아시안게임 우승 종목 경기출전자는 현역/사회복무요원이 아닌 체육요원으로 병역을 이행할 수 있게 된다. 체육요원 자격을 획득하면 병역의무를 4주간의 군사교육으로 갈음한다.
그런데 이번만이 아니라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을 프로 정예로 구성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물론 리그 1위 팀도 승률이 7할 안팎이 보통인 종목의 특성상 이변은 언제든 가능하지만, 객관적인 전력만 보면 병역 미필 선수가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 승선한다면 매우 높은 확률로 금메달을 통한 체육요원 자격 취득을 기대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러한 대회 특성(?)을 이용해 다른 방법으로 병역을 해결할 수 있음에도 오직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포함만을 바라온 듯한 태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일부 존재는 비판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손흥민이 2018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진출 확정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인도네시아 치비농)=천정환 기자
반면 축구는 아시안게임 자체가 U-23 종목이기에 이러한 논란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다. 상황에 따른 개인 차이는 있지만 보통 27~28세까지 입영연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군인/경찰축구단이 모두 프로리그에 속해있는 것도 연령별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이 병역에 큰 부담을 갖지 않은 이유로 꼽힌다. 와일드카드 골키퍼 조현우(26·대구)도 아시안게임에 소집되지 않았다면 군경팀에 지원할 요량이었다고 밝혀왔다.
물론 2018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에도 손흥민(토트넘)처럼 이번 대회 금메달에 실패하면 보편적인 방법으로는 입영연기가 더는 불가능한 선수도 있다.
손흥민은 금메달을 응원받고 야구는 은메달을 간절히 기원하는 것이 현재 한국 여론이다. 일각에서는 국가대표팀과 클럽의 비중이 확연히 다른 두 종목의 국내 현실에서 원인을 찾는다.

프로야구 구단별 연고지 정착은 극히 일부 신생팀을 제외하면 대한민국 스포츠에서 비교 대상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인기팀 스타라면 많은 지지를 받는 것이 보통이지만 다른 팀 팬과는 무관한 일이다. 경쟁팀 선수라는 이유만으로 싫어하는 것도 한국 야구 팬덤에서는 흔한 일이다.
자연스럽게 국가대항전에서도 응원팀 ‘내 선수와 다른 팀 선수에 가진 애정의 정도는 다를 수밖에 없다.
오지환은 ‘LG 트윈스 선수로 인식되지만, 손흥민은 국가대표팀 간판스타로 통하는 것이 한국 스포츠 시장에서 야구와 축구의 두드러지는 차이다.
한국에서 토트넘 축구 경기를 보는 시청자 대다수는 팀이 아닌 손흥민을 응원한다. 반면 오지환은 이미 LG 팬도 상당수 등을 돌리긴 했지만, 인기팀 선수이기에 역으로 다른 팀 팬들이 한층 냉정하게 바라보는 것 역시 없지 않다.
물론 모든 논란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실력이다. 2018아시안게임은 남자축구 공격수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대표적이다.
군인/경찰축구단에 지원하려면 K리그에 미리 복귀해야 한다. 황의조는 현재 외국 축구팀 소속이라 손흥민과 마찬가지로 2018아시안게임 우승이 절실하다.
김학범 감독과 사제 간이라는 ‘인맥 축구 논란까지 더해진 황의조의 2018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 소집은 여론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황의조는 2018아시안게임 남자축구 6경기 9골 득점 단독 1위라는 맹활약으로 모든 논란을 잠재웠다.
반면 이번 대표팀에서 핵심자원으로 여겨지지 않는 오지환이 한국-일본 2018아시안게임 맞대결에서 여론을 반전시킬 가능성은 냉정히 말해 커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dogma0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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