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교육청 "S여고 교무부장, 쌍둥이 딸에 문제 유출 정황…경찰 수사 의뢰"
입력 2018-08-29 15:55 

서울 강남구 S여자고등학교 시험문제유출 의혹 진상이 교육청 특별감사로도 밝혀지지 않아 경찰이 진위를 밝히게 됐다.
서울시교육청은 29일 "S여고 특별감사 결과, 교무부장 B씨가 자신의 딸들이 속한 학년 시험지와 정답지를 검토·결재하면서 문제를 유출했을 개연성은 있으나 감사로는 이를 밝힐 수 없었다"면서 B씨와 교장, 교감, 정기고사 담당교사 등 4명을 경찰에 수사의뢰하겠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S여고 교무부장 B씨가 이 학교 2학년인 쌍둥이 딸들에게 시험문제를 유출했다는 의혹이 확산하자 지난 16~22일 특별감사를 진행했다.
문제유출 의혹은 작년 1학기 성적이 각각 전교 59등과 121등이던 자매가 2학기 들어 2등과 5등이 되더니 올해 문·이과 1등을 차지하면서 불거졌다.

감사결과 B씨는 자신의 쌍둥이 딸들이 입학한 작년부터 딸들이 속한 학년의 기말·중간고사 검토업무에서 빠졌어야 했으나 그러지 않았다. 교장과 교감도 자매가 입학한 사실을 알았으나 업무배제를 지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교육청 고등학교 학업성적관리지침'상 교사는 자신이 일하는 학교에 자녀가 입학하면 자녀의 학년 정기고사 출제·검토업무에 참여할 수 없다.
B씨와 교장, 교감은 이런 지침을 알고도 아무 조처도 안 한 것으로 나타났다.
B씨는 2016년 교무부장을 맡게 되자 교감에게 "내년에 딸들이 입학할 예정인데 교무부장을 해도 되느냐"고 물었고, 이에 교감은 그런 일이 있어도 관행적으로 업무에서 빠지지 않았으니 괜찮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S여고 전(前) 교감은 재직 시 자녀가 학교에 다녔으나 시험 관련 업무를 계속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B씨는 시험문제 검토·결재를 '열린 공간'에서 했고 결재에 걸린 시간은 매번 1분 정도였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기고사 담당교사가 수업 등으로 자리를 비운 경우 B씨 혼자 시험문제를 검토·결재한 것으로 파악됐다. B씨가 혼자 시험문제를 볼 수 있던 시간은 최장 50분으로 추정됐다.
교육청 관계자는 "자녀가 속한 학년 시험 출제·관리업무를 맡아선 안 된다는 것은 교사들 사이에 당연한 상식"이라며 "하지만 S여고 교사 사이에서는 (B씨에 대해) 별다른 문제제기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교육청에 따르면 S여고에서 작년과 올해 중간·기말고사 시험을 치른 후 정답이 정정된 문제는 총 11개다. 자매는 이 중 9개에 '정정 전 정답'을 적어냈다. 자매가 똑같은 '정정 전 정답'을 써낸 문제는 1개(2017학년도 1학년 2학기 기말고사 수학Ⅱ)였다. 다만 해당 문제는 오답률이 70.5%로 대부분 학생이 '정정 전 정답'을 쓴 것으로 파악됐다.
서술형은 1문제였다. 올해 치러진 2학년 1학기 중간고사 화학Ⅰ시험에 나온 공식과 답을 써내는 문제로 교사가 오타를 내 정답이 고쳐졌다. 자매 중 이과생인 언니가 쓴 답은 '정정 전 정답'과 상당히 비슷했다고 교육청 측은 설명했다.
자매는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달리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에 꾸준히 응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교육청 관계자는 "최근 모의평가에서 그렇게 좋은 성적을 받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민종 서울시교육청 감사관은 "(문제유출) 정황은 있으나 당사자 누구도 인정하지 않고 물증도 없다"면서 "자매가 이번 일로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여서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교육청은 B씨와 B씨의 자녀가 재학 중임을 알고도 아무런 조처를 안 한 교장, 교감 정직과 정기고사 담당교사 견책 등 관련자 징계를 학교법인에 요구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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