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친환경 수소 연료전지 상용화 성큼
입력 2018-08-28 01:17 
친환경 수소 연료전지를 개발한 KIST연구진들. 좌측부터, KIST 지호일 박사, 이종호 박사, 안혁순 연구원. <자료제공=과기정통부>

국내 연구진이 상용화가 가능할 정도로 경제적이면서도 면적이 크고, 성능이 우수한 친환경 수소 연료전지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고온에너지재료연구센터 이종호, 지호일 박사팀은 한양대 신동욱 교수팀과 협업해 상용화가 가능한 수소 이온(프로톤) 세라믹 연료전지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연료전지는 화학에너지를 직접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장치로 오염물질 배출 없이도 높은 발전효율을 가지는 미래 에너지원이다. 그 중에서도 수소 이온(프로톤) 전도성 세라믹을 이용한 연료전지는 낮은 작동온도에서도 높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어 전 세계적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중저온 영역에서도 기존 세라믹 연료전지보다 100배 이상의 높은 전기 전도도를 가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0여년간의 많은 연구개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보고된 개발 성과는 기대치에 못 미쳤다. 고온 공정 중 열화로 인해 급격하게 전해질의 물성이 저하됐다. 또 성과가 나오더라도 실험실 수준의 작은 규모의 전지에서만 나와 상용화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그런데 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한 프로톤 세라믹 연료전지는 성능을 극대화하면서도 실제 산업현장에서 활용이 가능할 만큼 대면적으로 제작한 전지다. 기존 생산공정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전해질-전극 접합체 구조의 열처리 과정 중 전해질이 치밀해지는 원리를 체계적으로 규명했고, 이를 응용해 공정 온도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었다. 또 실제 생산공정에 쓰이는 대면적 스크린 인쇄법과 단시간 저온 열처리가 가능한 마이크로파 공정을 활용함으로써 경제성까지 확보했다.
연구진은 "실제 연료전지 사용 환경과 유사한 측정 시스템에서 기존 연구결과의 10배가 넘는 출력을 확보한 것"이라며 "요원하게만 느껴졌던 프로톤 세라믹 연료전지의 상용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연료전지를 큰 면적으로 제작할 수 있게 해주는 이 기술은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연료 생산과 저장 분야로도 확장될 여지가 있다. 이종호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를 연료전지의 확장 분야인 '에너지 저장'에도 적용하면 전력손실이 많은 태양력·풍력 등 재생에너지 활용도를 높이는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 성과는 에너지 기술 분야의 국제학술지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에 실렸다.
[김윤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