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녹슬고 거미줄까지'…쓰레기장된 자전거주차장
입력 2018-08-24 19:32  | 수정 2018-08-25 20:04
【 앵커멘트 】
자전거 인구가 늘면서 도심 곳곳에 자전거 주차공간이 마련되어 있지만, 오래되고 버려진 자전거가 가득합니다.
이를 단속해야 할 지자체가 예산 타령만 하는 사이에 자전거주차장은 도심 '흉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박자은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자전거주차장.

바구니엔 녹이 잔뜩 껴있고 안장은 먼지투성이입니다.

바퀴에 낀 쓰레기와 핸들 사이로 쳐진 거미줄까지 보입니다.

대부분 주인들이 놓고 갔거나 오래전 버려진 자전거인데, 이 때문에 자전거를 주차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 인터뷰 : 김성둘 / 주차장 이용객
- "아침에 와보면 댈 데가 없어요. (주차장을) 여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폐자전거는 치워달라고."

서울 시내 곳곳에서 무단으로 버려지는 자전거는 1년에 2만여 대.

▶ 스탠딩 : 박자은 / 기자
- "수많은 폐자전거 중에는 이렇게 스티커가 붙여져 있는 자전거가 있습니다. 주인에게 자전거를 가져가라고 하는 경고 메시지를 던지지만 벌써 두 달 넘게 이곳에 방치돼 있습니다."

폐자전거 단속 권한은 구청에 있지만 주차장 관리를 위한 예산은 따로 없습니다.

▶ 인터뷰 : 주차장 관리 요원
- "우리들은 손을 못대고 구청에서 해. 우리가 끊으면 절도로 봐요. 버려진 자전거는 아예 할 수도 없고 어휴…."

전문가들은 지자체가 자전거주차장에 대폭 투자하는 대신, 유료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유정훈 / 아주대학교 교통시스템학과 교수
- "우리나라는, 생색내기 식으로 지자체에서 몇 개 설치해놨습니다. 국민의 세금이 들어간, (주차장)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선, 적극적으로 고급스럽게 관리가 되는 돈을 투자해서 좋은 시설을…."

자전거 이용객 1천3백만 명, 지자체의 무관심 속에 자전거주차장이 도심 '흉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자은입니다. [ jadooly93@mbn.co.kr ]

영상취재 : 김회종·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 전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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