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최고은 "마음 들키는 게 쑥스러워 영어 가사 쓰게 됐죠"
입력 2018-08-24 13:59 
최고은이 지난 23일 `문외한` 기자간담회에서 `가야`를 라이브로 들려주고 있다. [사진제공 =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최고은(35)은 2014년 영국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에 한국인으로서는 처음 오른 포크 가수다. 그는 이듬 해 페스티벌에까지초대되며 '한국인 최초' 행보를 2년 연속 이어갔다. 노천에서 개최되는 음악 축제 중 세계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은 전세계 뮤지션들의 꿈의 무대다. 황승옥 명창에게서 판소리를 배운 후 하드코어 밴드를 거쳐 싱어송라이터가 된 최고은은 장르의 융복합에서 나오는 독창성을 국제적으로 높게 평가받고 있다. 대다수 가사가 영어로 이뤄져 있다는 점 역시 최고은 음악이 외국에 전파되는 데 한몫했다. 지난 23일 서울시 중구 한정식 집에서 만난 그에게 혹시 영어로 말하는 게 편하냐고 물어봤더니 당연히 한국어가 편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저는 친구들에게 노래를 선물해주는 걸 좋아하는데요. 한국어로 가사를 쓰면 제 마음을 곧장 들키는 것 같아 영어로 써내려가게 됐죠."
그는 한국보다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가수다. 올해는 영국 리버풀 사운드시티를 포함해 총 5개국, 6개 도시에서 9회 공연을 펼치는 유럽 순회 공연을 진행했다. "국내에서 인지도가 낮은 한계점은 가사가 영어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그래도 저희 음악이 계속 달라지고, 표현하는 방식도 바뀌면서 국내에서도 반응이 올라오는 게 재미있어요."
최고은이 지난 23일 열린 `문외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아시안체어샷, 잠비나이, 최고은이 함께하는 이번 공연은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3일 간 서울시 중구 CKL스테이지에서 열린다. [사진제공 =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이번에 그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 주최하는 '문 밖의 사람들: 문외한(門外漢)' 시리즈의 두 번째 공연에 참여하게 됐다.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활동하는 예술가들과 전통의 숨겨진 매력을 조명하는 시리즈다. 다음 달 1일 서울시 중구 CKL스테이지에서 열리는 최고은 콘서트의 주제는 '유목증후군'. "제가 작년 가을에 냈던 앨범과 동명의 공연 제목입니다. 땅에 있는 흐름에서 시작해서 정서적인 유목까지 담아낸 앨범이에요. 좀 더 나답게 살고 싶어하는 이야기, 현재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예부터 있던 이야기 같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판소리로 단련된 그에게 전통이란 무슨 의미를 갖는지 궁금했다. "저에게 전통은 박물관에서 접할 수 있는 딱딱한 것이었어요. 시간을 내서 봐야 하는 걸로 느꼈죠.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김치나 된장처럼 다수의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게 바로 전통인 것 같아요. 우리가 알게 모르게 선생님, 부모님에게서 배웠던 정서를 음악적으로 표현하면 그것 또한 전통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문외한'은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2일 3일간 CKL스테이지에서 열리며 티켓은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예매할 수 있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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