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말뿐인 권역심뇌혈관질환 안전망 구축
입력 2018-08-24 11:48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예산이 계속 감소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 전문의 상주당직비 등에 대한 삭감이 예상되고 있어 심근경색 및 뇌졸중 관리에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차재관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운영협의체 회장(동아대병원 신경과 교수)은 "현재도 국가 지원 예산 외에 50~70%의 사업비를 센터에서 매칭해 진행하고 있지만, 앞으로 예산지원을 대폭 줄이고 병원 예산으로 운영하게 한다는 방향인 것 같다"면서 "이는 정부의 국정과제인 2022년까지 전국 심뇌혈관센터 지정·설립과도 어긋난다(국정과제 45번 의료공공성 확보 및 환자 중심 의료서비스 제공)"고 지적했다.
차재관 회장은 "권역센터에 상시 상주하는 전문의는 병원의 당직이 아니라 진료권역 전체 환자를 위한 당직"이라며 "예산감소로 인한 사업 위축은 지방, 특히 농어촌 등 의료취약지역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10년간 만들어온 양질의 진료체계를 붕괴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심장 및 뇌혈관질환은 암을 제외하고, 국내 사망원인 1, 2위를 차지한다. 또한 후유증으로 인해 삶의 질을 저하(치매의 30%는 뇌혈관질환이 원인이며, 장기요양 환자의 24%가 뇌졸중)시키고 의료비 급증 등 사회경제적 부담이 크다. 심뇌혈관질환은 '적극적인 사전 예방과 발병시 언제 어디서나 골든 타임이내에 치료 가능해야 하고, 조기 재활을 통한 후유증 없는 건강한 노년'에 이르도록 해야 하는 국가책임 필수 의료질환으로 지역, 계층에 관계없이 질 좋은 서비스를 충분히 받아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뇌혈관, 심혈관질환의 사망률은 인구 구조를 감안하고도 지역별로 10만명당 약 15명의 차이가 난다. 심혈관질환의 사망률은 전국 평균 16.8, 최하 12.7, 최고 26.7이며 뇌혈관 질환은 전국 평균 26.6, 최하 23.1, 최고 35.6이다. 또한 건강형평성학회가 발표한 소득 수준간 기대여명 차이 결과에서 심뇌혈관질환이 전체 차이의 15%를 차지했다.
심뇌혈관질환은 골든타임내 병원에 도착해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사망과 후유증을 줄일 수 있는데, 뇌졸중은 골든 타임 내에 도착한 혈전제거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의 65%가 해당 치료가 가능하지 않은 병원으로 내원하고 있으며, 이 중 17%는 치료를 위해 응급상황에서 다른 병원으로 전원되고 있다. 혈전제거치료가 가능한 병원은 전국에 40여개소에 불과하다. 불가능한 병원에 내원한 환자는 가능한 병원이 첫 병원인 환자들에 비해 퇴원시 회복율은 11% 낮았고 1년 사망률은 7%가 높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2008년 강원대, 경북대, 제주대를 시작으로 2009년 경상대, 전남대, 충북대, 2010년 동아대, 원광대, 충남대, 2012년 인하대, 분당서울대, 2018년 울산대병원에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를 선정해 운영해왔다.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는 24시간 365일 전문의 상주 당직, 뇌졸중 집중치료실 운영, 조기재활 프로그램, 입퇴원환자 및 관련 의료인 교육, 권역심뇌예방사업, 지역 심뇌응급 전원체계 등의 사업을 진행해왔다. 지난 10년간 급성 심근경색증과 뇌졸중에 대한 24시간 전문의 응급진료체계를 확립하고(상주당직율 20%에서 70%로 상승), 치료-재활-사회복귀로 이어지는 포괄적인 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