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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톡톡] ‘혼성 혼계영’의 의미 있는 첫 발자국 “1명 아닌 4명의 힘으로”
입력 2018-08-23 05:30 
이주호, 안세현, 고미소, 문재권(사진 왼쪽부터)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처음 도입된 혼성 혼계영 400m에 출전해 동메달을 합작했다. 사진(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이상철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이상철 기자] 지난 22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수영의 마지막 경기는 혼성 혼계영 400m 결선이었다. 한국이 예선을 3위로 통과했지만 관심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이케에 리카코(일본)의 5관왕 달성 여부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처음 정식 종목으로 도입된 혼성 혼계영 400m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남자 2명, 여자 2명이 한 팀을 이뤄 배영, 평영, 접영, 자유형 순으로 대결을 펼친다. 순서는 자유롭게 정할 수 있어 ‘성(性) 대결이 벌어지기도 한다.
예상대로 일본과 중국의 우승 다툼이었다. 일본의 세 번째 영자인 이케에는 놀라운 역영으로 역전했다. 그러나 아오키 도모키가 마지막 자유형 대결에서 주멍후이에게 재역전을 허용하며 이케에의 5관왕 달성이 무산됐다. 중국(3분40초45)은 일본(3분41초21)보다 0.76초 빨랐다.
흥미로운 대결은 중국과 일본만이 아니었다. 그 바로 뒤에서 한국이 홍콩과 3위 자리를 놓고 다퉜다.
한국은 배영 이주호(23·아산시청)가 4위로 마쳤지만 평영 문재권(20·서귀포시청)이 힘을 내 3위로 올라섰다. 뒤이어 접영 안세현(23·SK텔레콤)과 자유형 고미소(21·전라북도체육회)는 그 간극을 벌리며 동메달을 땄다. 최종 기록은 3분49초27.
이번 대회 한국 수영의 다섯 번째 메달이자 단체전 첫 번째 메달이었다. 특히, 혼성 경기 경험이 많지 않고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한 가운데 따낸 메달이라 더욱 값진 소득이었다. 문재권과 안세현은 경기 한 시간 전 각각 남자 100m 평영, 여자 200m 접영 결선에 출전했다. 체력적으로 쉽지 않으나 힘을 모아 해냈다.
남자 배영 100m 동메달을 땄던 이주호는 국제대회 혼성 경기는 첫 출전이다. 시작부터 좋은 것 같다”라며 개인전이 아니라 단체전이다. 4명이 호흡을 맞춰야 해 서로 의지하는 마음이 컸다. 그리고 더 책임감을 갖게 됐다”라고 밝혔다.

문재권 또한 다들 힘든 상황에서 힘을 모아 노력해 얻은 결실이다. 같이 땀 흘려 따낸 메달이라 더욱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문재권과 더불어 이번 대회 첫 메달을 목에 건 고미소는 사실 개인 종목에서 부진해 (혼성 혼계영 400m에 대한)부담이 많았다. 언니, 오빠가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심어줘 끝까지 이 악물고 갈 수 있었다”라고 기뻐했다.
금메달이 목표였던 여자 접영 200m에서 4위에 그쳤던 안세현은 단체전에서 분발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켰다.
안세현은 첫 혼성 경기라 호흡을 맞출 시간이 많지 않았다. 그래도 앞의 선수들이 잘 해줘 그 기운을 받아 잘 마무리했다. (고)미소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여준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안세현은 1명이 아니라 4명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메달이라고 강조했다. 안세현은 누구 하나 못했거나 누구 하나 잘했다고 얻은 결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서로 의지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라고 이야기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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