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봉화 엽총 난사사건 "공용상수도 물부족으로 인한 이웃간 갈등이 범행 불러…범행전 파출소 주변도 둘러봐 경위 조사 "
입력 2018-08-22 15:15 

경상북도 봉화군 소천면에서 2명의 목숨을 앗아간 70대 남성 주민의 엽총 난사사건 범행 동기는 공용 상수도 물부족, 쓰레기 소각 등에서 빚어진 이웃간 갈등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경찰은 김씨가 범행 당일 소천면사무소에 도착하기 전 소천파출소 주변도 둘러 본 것으로 나타나 경찰관도 범행대상으로 노린 것인지 추가 조사를 벌인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봉화경찰서는 22일 "피의자는 이웃간에 상수도 사용 등 문제로 갈등을 겪어오다가 1차 범행을 했고 이 민원처리에 불만을 품고 면사무소까지 찾아가 2차 범행을 한 것으로 진술했다"고 22일 밝혔다.
피의자 김모(77)씨는 지난 2016년 소천면 임기역 근처로 귀농해 아로니아 농사 등을 지으면서 생활해왔다. 김씨는 이웃주민인 임모(48)씨와 공동으로 물을 사용해왔고 약 2년전인 2016년 부터 임씨와 물문제와 쓰레기 소각 문제들로 다툼이 잦았다. 특히 김씨는 최근엔 폭염과 가뭄으로 인해 물이 마르자 사건 발생 며칠전부터 임씨와 크게 다툼을 벌여왔고 면사무소에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피해자 임씨는 지난달 31일 "김씨가 나를 총으로 쏴서 죽이겠다고 위협했다는 말을 한 주민에게 했고 이 주민이 다시 다른 사람에게 얘기한 것을 전해 들었다"며 경찰에 진정서를 냈다가 스스로 철회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상수도물이 자신보다 높은 곳에 거주하는 임씨 때문이라 여기면서 갈등이 잦았다"며 "면사무소에도 민원을 제기했으나 처리과정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 고 말했다.

김씨는 임씨와 다툼으로 인해 갈등의 골이 깊어졌고 사건 발생 당일인 21일 오전 7시50분에 파출소에 보관된 자신의 엽총을 출고해 임씨에게 3발을 쏴 부상을 입혔다. 이후 9시31분께 차로 이동해 소천면사무소에 들어가 4발의 총을 쐈고 공무원 손모(47·6급)씨와 이모(38·8급)씨가 각각 1발을 맞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에 어이없이 사망한 두 공무원의 사연도 안타깝다. 손씨는 지난 7일 승진 후 소천면사무소로 첫 보직을 받았고 근무한 지 2주만에 변을 당했다. 이씨도 5남매 중 막내 외동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봉화군은 이들 두 공무원에 대한 합동분향소를 대회의실에 설치하고 22일부터 군청장으로 장례를 치른다.
[봉화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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