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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란] 아시안게임 토너먼트, 첫 득점과 첫 실점의 차이
입력 2018-08-22 05:30 
한국은 오는 23일 오후 9시30분(한국시간) 치카랑의 위바와 묵티 스타디움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8강 이란전을 치른다. 사진(인도네시아 반둥)=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이상철 기자] 약팀이 짐을 싸고 가는 것이다.” 김학범호의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후배들에게 강조한 부분이다. 지면 끝나는 단판 승부가 23일부터 펼쳐지는 가운데 또 하나 주문한 게 있다. 선제 득점의 중요성이다. 거꾸로 말해, 절대 선제 실점해선 안 된다는 ‘경고다.
선제골을 내준 뒤 승부를 뒤집을 때 더욱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하지만 큰 대회에서 역전 드라마를 펼치는 것은 힘든 일이다. 역대 월드컵에서 역전승을 기록한 것은 두 번(2002년 16강 이탈리아전·2006년 조별리그 토고전) 밖에 없다. 토고전을 마친 후 가진 12경기에서 선제 실점이 10번이었다. 그 경기에서 한국은 3무 7패를 기록했다.
무대 크기가 좀 더 작더라도 선제 실점이 주는 중압감은 크다. 남자축구 출전선수 연령 제한 규정이 생긴 2002년 부산 대회 이래, 한국은 아시안게임에서 선제 실점을 6번을 했다. 그 6경기 승률은 16.7%에 불과하다.
2010년 광저우 대회 동메달 결정전 이란전이 유일하다. 1-3으로 뒤지다 후반 32분부터 3골을 넣어 극적으로 승리했다. 그 외에는 다 졌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조별리그 말레이시아전에서도 전반 5분 만에 실점한 한국은 결국 1-2로 패해 망신을 샀다.
토너먼트는 한 경기, 그리고 90분 안에 운명이 결정될 수 있다. 실점은 치명적이다. 지난 4개 대회의 토너먼트 14경기에서 7골을 허용했다. 그 중 4실점이 선제 실점이었다. 동점을 만드는 것조차 버거웠다. 조급증에다 상대의 덫까지 걸려 헤어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뒷문을 견고히 해야 하는 이유다. 김민재(전북 현대)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기 때문에 김학범 감독도 수비진 구상에 골몰하고 있다.
잘 막는 게 능사는 아니다. 실점하지 않아도 질 수가 있다. 2002년 부산 대회 준결승 이란전이 대표적인 예다. 무실점을 하고도 결국 다음 라운드에 나가지 못했다. 골키퍼 조현우(대구 FC)는 승부차기 연습을 많이 했기 때문에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다만 그렇게 피 말리는 상황까지 가서는 안 된다. 90분 안에 승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골이 필요하다. 선제 득점은 특히 중요하다.
최근 아시안게임 토너먼트 4번의 패배 중 3번의 스코어는 0-1이었다. 2번(2006년 이란 동메달 결정전·2010년 8강 아랍에미리트전)은 연장 후반 결승골을 허용했다. 다른 1번의 패배는 승부차기였다. 당시 스코어는 0-0. 결국 득점하지 못한 토너먼트 경기에서 끝내 웃은 적이 없다.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한 토너먼트다. 이긴 팀이 강팀이다. 토너먼트는 ‘외길이다. 1-0과 5-0도 결국은 같은 길이다. 때문에 침착할 것을 요구한 김 감독과 손흥민이다.
서두를 이유는 없다. 0-0이 한국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것도 아니며 뒤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21세기 아시안게임 토너먼트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패한 적은 없다. 공식이다. 한 골로도 충분히 길을 열 수 있다. 차분하게 풀면 된다.
한편, 한국은 오는 23일 오후 9시30분(한국시간) 치카랑의 위바와 묵티 스타디움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8강 이란전을 치른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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