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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 사포, 실효성 없는데…상대 깔봤나?
입력 2018-08-21 15:50  | 수정 2018-08-21 16:02
황희찬 사포 실패 전후. 사진=SBS 방송화면


‘황희찬 사포 논란은 좁게는 기술의 실효성, 넓게는 축구의 불문율 차원에서 볼 필요가 있다.

2018아시안게임 남자축구 E조 3차전 후반 21분. 황희찬이 사포를 구사했다가 실패한 시점에서 한국은 키르기스스탄에 1-0 겨우 한 골 차이로 리드한 시점이었다.

황희찬이 시도한 ‘사포라는 방법은 포르투갈어로는 모자, 영어로는 무지개에 비유된다. 상대 머리 위로 공을 넘겨 제치는 축구 기술임을 명칭만 봐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공을 띄우기 위해서는 발뒤꿈치가 사용된다. 황희찬 사포 구사는 발바닥과 발목 사이의 불룩한 부분에 공이 제대로 얹히지 않은 상황에서 시도하여 실패하고 말았다.


시전자가 황희찬이라서가 아니라 사포라는 기술이 프로축구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볼 수 있느냐는 논쟁은 대개 회의적인 결론이 나온다.

황희찬 사포처럼 실패하지 않고 제대로 구사가 됐다고 해도 공이 상대 머리 위로 무지개처럼 넘어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제법 길기 때문에 기술을 건 사람의 민첩성이 설령 상대보다 우월하고 허를 찌르는 타이밍이 구사했다고 해도 수비를 무력화시키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축구는 대인 종목이 아니라 골키퍼를 제외하고도 20명이 필드에서 엉킨다. 설령 황희찬 사포가 성공했다고 가정해도 돌파를 허용할 위험성이 있는 선수의 동료들은 볼이 공중에 떠 있는 동안 협력 수비로 대처할 여유가 생긴다.

자연스럽게 ‘황희찬 사포 논란은 현실적으로 불필요한 기술을 구사한 것은 상대를 깔봤기 때문이 아니냐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사포라는 기술은 실효성이 떨어지는 데다가 방어자가 보기에는 도발 당하는 느낌이 강하다. 기술 성공을 막지 못하면 느끼는 굴욕감이 더해지면서 굳이 서로 시도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프로축구계의 암묵적인 합의 내지는 불문율이 존재하는 것도 어느 정도는 사실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기준 한국은 57위, 키르기스스탄은 92위다. 객관적으로 한국의 전력이 키르기스스탄보다 우월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결국 황희찬 사포 시점 이후 득점에 실패하면서 한국은 키르기스스탄과의 2018아시안게임 남자축구 E조 3차전을 1-0, 1골 차로 이겼을 뿐이다.

2018아시안게임 남자축구 E조 3차전 한국-키르기스스탄이 1-0으로 종료된 것은 후반 45분 동안 3차례 슛을 했음에도 골을 넣지 못한 황희찬에게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

‘황희찬 사포 논란은 한국이 키르기스스탄을 간신히 이겼다는 인정하기 싫은 현실과 고작 1골 차이로 앞서고 있음에도 상대를 우롱한 부적절한 기술 구사 시점이 어우러져 비판적인 시각이 득세하는 것이 현실이다. 온라인이슈팀 mkculture@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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