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동네식당도 `삼성카드 빅데이터`로 마케팅
입력 2018-08-20 17:35 
서울 퇴계로에서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종이 전단지 제작을 위해 21만원, 온라인 홍보를 위해 60만원을 고정비용으로 매달 지출한다. 하지만 실제로 마케팅 효과가 있는지 그동안 확인할 방법이 없어 답답했다.
최근 최저임금 인상과 불경기에 가게 운영이 더욱 어려워져, 월 80만원대 마케팅 비용도 부담이 됐다. 이런 A씨에게 다음달부터 무료로 빅데이터 마케팅이 지원된다. 불특정 대상에게 예산 80만원을 낭비할 필요 없이, 가게를 방문할 가능성이 높은 소비자들에게만 맞춰 선별적인 마케팅이 가능해진다. 실제 매출과 홍보가 어떻게 연결됐는지, 단골 재방문율은 어떤지까지도 매주 리포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중소 자영업 점포 1000곳의 마케팅을 지원한다. 삼성카드 측은 이번 마케팅 지원으로 점포당 평균 90%의 매출 상승을 기대하는 눈치다. 공유가치창출(CSV) 경영을 통해 상생을 추구하고 잠재 고객까지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협업 대상이 되는 점포 1000곳은 사회복지법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선별한다. 3개월간 시범 운영한 후 효과를 분석해 결과에 따라 협업 대상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조만간 업무협약을 맺을 예정이다.
이번 지원에는 삼성카드 자사 빅데이터 마케팅 솔루션인 링크비즈파트너를 이용한다. 중소가맹점주가 고객에게 제공할 혜택을 직접 등록하면 이용 가능성이 높은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영화관, 마트 등 대형 프랜차이즈 위주였던 것에서 탈피해 동네 치킨집, 김밥집에 직접 빅데이터 분석으로 맞춤형 혜택을 제공한다. '스마트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개인별 소비 패턴을 분석하고 선호 업종, 활동 지역 등을 고려해 개인별 맞춤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이용자는 별도로 쿠폰을 미리 등록하고 결제할 때 보여줄 필요 없이 자동으로 할인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고객이 A씨의 치킨집 근처 다른 가게에서 치킨을 먹으려고 하면, 푸시알림이나 메시지로 'A씨의 매장을 이용하면 10% 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 알려준다. 삼성카드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해당 혜택을 이용하겠다고 확인 버튼만 누르면 이후 해당 매장에서 결제할 때 자동으로 청구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링크비즈파트너는 지난해 9월 처음 출시됐다. 1년간 효과는 이미 입증됐다. 삼성카드가 중소 가맹점 5800곳 중 1000곳을 무작위로 골라 조사해보니 73%(730여 곳)가 서비스 이용 후 매출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보면 특히 커피·제과업종 가맹점의 89%에서 매출이 늘어났다. 미용업종은 79%, 음식점은 72%, 마트업종은 58%에서 매출이 증대됐다. 마케팅 대상이 된 타깃 고객층의 매출액은 평균 1.9배나 늘었다. 삼성카드는 "타깃 고객들이 중소 가맹점의 혜택을 안내받고 이를 본인 카드에 연동하는 비율도 작년 9월 32.65%에서 지난달 39.1%로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라 매출 증대 효과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하면 CSV 경영은 물론 다채로운 혜택이 늘어 새로운 카드 고객 유치를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삼성카드뿐 아니라 다른 카드사들도 잇따라 중소상공인용 마케팅 플랫폼을 내놓고 있다. BC카드와 신한카드가 지난 7일과 12일 각각 '#마이태그'와 '신한카드 마이샵'을 선보였다. BC카드 고객은 모바일 앱 첫 화면에서 소비 성향에 맞는 가맹점 혜택을 추천받고, 이를 태그한 후 해당 가맹점에서 BC카드로 결제하면 자동으로 혜택이 적용된다. 신한카드 마이샵은 가맹점주가 마케팅 관리를 더 쉽게 하는 데 포인트가 맞춰졌다. 점주를 위한 '마이샵 파트너' 앱을 별도로 제공하고, 마케팅 효과에 대한 분석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오찬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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