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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톡톡] “은메달도 괜찮아” 울다 웃은 품새 여자 단체팀
입력 2018-08-20 11:36 
태권도 여자 품새 국가대표의 모습. 좌측부터 최동아 곽여원 박재은 사진(인도네시아 자카르타)=안준철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안준철 기자] 누구에게는 축하받아야 할 은메달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 아쉬움만 남는 2등일 수 있다. 이런 면에서 결승에서 태국에 0.010점 차로 진 여자 품새 단체전 팀인 곽여원(24·강화군청) 박재은(19·가천대) 최동아(18·경희대)는 아쉬움이 남을 만 했다.
실제 아쉬움을 숨기진 못했다. 시상식이 끝난 뒤 만난 박재은은 눈물을 흘렸다. 후회 없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해서, 눈물도 안 나올 거라고 서로 얘기했는데…”라던 박재은은 새별에서 점수 차가 많이 나 당황했지만 자유 품새에서 역전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그러나 총점을 보고 너무 아쉬웠다. 은메달은 전혀 생각하지 못해 섭섭다”고 눈물을 훔쳤다.
숙연해지던 분위기는 발랄한 두 이 때문에 바뀌었다. 따로 기념촬영을 하다가 박재은을 보고 달려온 곽여원과 최동아였다. 둘은 박재은과 마찬가지로 후회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최동아는 끝나고 영상을 봤는데, 우리는 준비한만큼 했다”며 웃었다. 아쉬움은 없었다. 동료들의 발랄한 기운에 박재은의 표정도 풀렸다.
가장 생각나는 사람이 누굴까. 앞서 인터뷰한 남자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강민성은 아버지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강민성의 아버지는 한국에서 날아와 아들의 금메달을 대견하게 바라봤다. 비록 은메달(?)이지만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친 이들에게도 부모나 친구, 지인 등 각별한 사람이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답은 예상을 빗나갔다. 셋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마마무요!”라고 외쳤다. 최동아는 선수촌에서 훈련할 때 마마무 노래를 계속 들었다. 마마무의 전곡을 플레이리스트에 담고 무한 재생했다. 훈련하면서 큰 힘이 됐다”며 오늘 한국에서 마마무 콘서트가 열리는데 정말 가고 싶었다. 오늘 꼭 금메달을 따서 ‘마마무와 만나고 싶다고 말하고 싶었다. 2등을 해서 만나긴 힘들지만, 그래도 항상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품새팀은 20일 저녁 비행기로 다시 한국에 돌아온다. 1주일 후에 다시 대표 선발전이 열린다. 셋은 이제 선발전 준비를 해야한다. 오후에 겨루기 종목 응원을 하다가 돌아간다”고 환하게 웃었다. 목표했던 색깔은 아니었지만, 여자 품새팀은 당당했다. 그리고 그들이 목에 건 은메달은 반짝반짝 빛났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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