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안희정 1심 재판부 "김지은 그루밍으로 보기 어려워"…판결문엔
입력 2018-08-20 07:50  | 수정 2018-08-20 09:05
김지은 그루밍 가능성/사진=MBN

비서 성폭력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1심 재판에서 재판부는 안 전 지사가 실제 위력을 행사하지 않았고 김지은 씨가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김 씨가 안 전 지사에 의해 성적으로 길드는 '그루밍' 가능성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김 씨가 안 전 지사에 의해 성적으로 길드는, 이른바 '그루밍'(grooming) 상태에 놓였을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재판부는 인정하지 않았다.

그루밍 성범죄는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호감을 얻거나 돈독한 관계를 만들어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력을 가하는 것을 말합니다.

어제(19일) 서울서부지법의 안 전 지사 무죄 판결문 전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안 전 지사가 김 씨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위력이 있다고 인정했지만 그 위력의 존재감이나 지위를 남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김지은 그루밍 가능성/사진=MBN

특히 재판부는 안 전 지사가 김 씨와 텔레그램에서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근거로 안 전 지사를 '권위적이라거나 관료적이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습니다.

재판부는 해당 메시지에서 안 전 지사가 나이와 직급이 낮은 피해자를 존중하는 표현 등을 종종 사용한 것을 들어 고압적 태도를 취한 것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반면 김 씨에 대해서는 얼마나 저항을 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봤습니다.

지난해 7월 30일 러시아 출장 당시 발생한 상황에 대해 김 씨가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가 아니었으며 안 전 지사가 위력적 분위기를 만들었거나 물리력을 행사한 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안 전 지사가 '외로우니 나를 위로해 달라', '나를 안아라'는 취지로 강요했다고 하더라도 이런 행위가 정치적, 사회적 지위 내지 권력을 남용한 정도에 이른 것으로 단언하기 어렵다"며 "안 전 지사가 이를 위력의 행사로 인식했을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재판부는 '그루밍'(grooming)의 가능성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안 전 지사는 성실성 등에 대한 호평과 추천에 따라 김 씨를 수행 비서로 발탁했고, 첫 간음행위 이전에 안 전 지사가 김 씨에게 특별한 관심, 칭찬, 선물 등을 보내거나 대접을 한 정황도 없었다"고 했습니다.

또한, "그루밍은 주로 아동, 청소년 혹은 성적 주체성이 미숙한 대상이 그루밍의 대상이기 때문에 전문직으로 활동하는 성인 여성이 그것도 약 한 달 사이에 그루밍에 이를 수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지난해 9월 3일 안 전 지사의 담배 심부름으로부터 시작된 간음에 대해서는 사전에 상황을 모면할 수 있었을 것으로 봤습니다.

재판부는 "김 씨는 업무 초기에도 안 전 지사의 객실 방문 앞에 물건을 두고 오는 경우가 있었다"며 "담배를 안 전 지사 방문 앞에 두고 문자를 보내기만 했어도 담배를 가져다주는 업무는 그대로 수행하되, 간음에는 이르지 않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도 그리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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