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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톡톡] 고관절 탈구에도 금빛 발차기…김선호 “테이핑 떼고 싶어요”
입력 2018-08-19 22:24 
고관절 탈구 부상에도 투혼을 발휘해 금메달을 따낸 태권도 품새 남자 단체전에 참가한 김선호가 19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안도네시아 자카르타)=안준철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안준철 기자] 1분만 버티자는 생각이었어요.”
절박함의 흔적은 진하게 남아있었다. 그리고 결국 웃었다. 태권도 품새 단체전에 나선 김선호(20·용인대)는 멋쩍은 듯 웃으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김선호는 한영훈(25·가천대), 강완진(20·경희대)과 함께 1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컨벤션센터(JCC) 플래너리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태권도 품새 남자 단체전에 출전해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두 번째 금메달. 하지만 당연할 것 같은 금메달이었지만, 가슴을 졸여야 했다. 김선호가 결승에서 부상을 당해 쓰러졌기 때문이다.
사실 몸 상태로 봤을 때 김선호는 이번 대회에 나오면 안 되는 선수였다. 김선호는 단체전 대표 선발전을 통과한 후 개인전 선발전 당시 옆차기를 하다가 쓰러지면서 골반이 빠졌다. 3개월 정도 쉬고 재활에 들어갔어야 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한 달만 쉬었다. 그러면서 여기 와서 힘들었다”라 씁쓸하게 말했다. 이어 오늘 느낌이 좋지 않았다. 결승전에서 그래서 더 힘들었다. 다행히 트레이너 선생님이 테이핑을 잘 해주시고, 마사지도 꼼꼼하게 해주셔서 버틸만했다. 마지막에 주저 앉으면 안됐는데, 쓰러졌을 때 (한)영훈이 형하고 (강)완진이한테 미안한 생각도 들었고, 그 부분이 아쉽다. 그래도 1분 남은 상황이라 어떻게든 버티자는 마음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부상을 당했음에도 이번 대회에 출전한 것에 대해 제가 마음 먹은 대로 충실하면 할 수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태권도 품새의 매력을 전해드리고 싶었다. 사실 골반이 빠지는 부상을 당하면서 트라우마가 심했다. 그래서 (금메달이)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뿌듯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선호는 누구보다 영훈이형하고 완진이한테 고맙다. 같이 마음고생도 해주고, 나 때문에 피해 본다는 생각도 들었을텐데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 나는 너무 좋은 팀원들과 함께 했다”며 이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계기로 품새 종목이 전국체전 종목에도 들어갔으면 한다. 태권도는 겨루기만 있는 게 아니라, 다양한 매력이 있는 스포츠다”라고 강조했다.
이제 목표를 이룬 김선호에게 지금 가장 무엇을 하고 싶냐”고 물었다.
골반에 붙인 테이핑을 때고 싶어요. 그리고 빨리 치료를 받고 싶습니다.” 김선호는 다시 활짝 웃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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