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터키發 악재 몰아치자 東유럽펀드 추풍낙엽
입력 2018-08-19 17:23  | 수정 2018-08-19 18:37
유럽 증시가 터키발 악재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걱정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관련 펀드 수익률이 추락했다. 특히 경제적·지리적으로 밀접한 동유럽 신흥국 증시가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
19일 금융정보 사이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흥 유럽 펀드로 분류되는 7개 펀드는 지난주 평균 수익률 -5.1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독일·프랑스·영국 등 유럽 내 선진국 기업을 담은 펀드 수익률이 2.58% 하락한 것에 비하면 두 배 차다.
미래에셋 동유럽 업종 대표펀드, 키움 이스턴 유럽 펀드, 한화 동유럽 펀드 등 신흥 유럽국 펀드는 동유럽 국가 기업을 주요 투자 대상으로 한다. 이들 국가 증시가 선진 유럽국에 비해 높은 성장세를 자랑하면서 펀드도 인기를 끌었다.
유럽 증시가 크게 흔들린 건 지난 10일 파이낸셜타임스가 "터키 리라화 가치 추락에 따라 유럽 지역 은행들이 건전성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를 하면서다. 유럽 내 은행 상당수는 지리적으로 인접한 터키에 활발한 대출을 제공해왔다. 터키가 이들 은행에 진 채무를 갚지 못하게 될 경우 해당 은행은 손실을 입게 된다.

아울러 터키의 수입액에서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36.4%로 중국(10.0%)이나 미국(5.1%)과 비교해 절대적으로 크다. 화폐 가치가 추락한 상황에서 터키는 수입을 줄일 수밖에 없다. 여러모로 유럽 시장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더 나아가 비관론자들은 남유럽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국가들이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유럽 경제 전체가 흔들렸던 과거 사례를 떠올리고 있다. 터키가 유럽연합(EU) 회원국은 아니지만 유럽 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은 회원국 못지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터키 위기가 유럽에 전염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전상용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터키는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아 터키 사태가 유럽으로 확산될 확률은 제한적"이라면서 "터키는 기준금리를 올려 리라화 가치를 높이거나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채무 불이행(디폴트)을 회피할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이미 유럽 국가들은 남유럽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경제·금융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대응책을 마련해놓은 상황"이라며 "유럽 은행들이 문제 될 경우 해당 국가 차원뿐 아니라 유럽중앙은행(ECB) 자금 공급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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