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붕괴참사 伊교량 운영회사 "피해자 보상 등에 6천400억원 투입"
입력 2018-08-19 08:08  | 수정 2018-08-26 09:05

지난 14일(현지시간) 무너져 4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탈리아 제노바 교량의 운영회사가 피해자 보상 등을 위해 5억 유로(약 6천400억 원)를 내놓습니다.

붕괴한 모란디 교량을 포함해 제노바와 프랑스 남부를 잇는 A10 고속도로의 운영사인 아우토스트라데 페르 리탈리아(이하 아우토스트라데)는 18일 오후 참사 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발표했습니다.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 조반니 카스텔루치는 피해자 보상, 제노바 시의 사고 수습 지원, 새로운 교량 건설 등을 위해 당장 5억 유로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카스텔루치 CEO는 이어 8개월 안에 무너질 교량을 대체할 강철 재질의 새로운 교량을 건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는 또 5억 유로와 별도로 제노바 시의회에 수백만 유로의 기금을 전달해 이번 사고로 사망한 사람들의 가족들을 돕는 데 사용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붕괴한 교량 인근 주택에 거주해 졸지에 이재민이 된 주민 630여 명의 거처 마련을 위해 수천만 유로 상당의 또 다른 기금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그러나 정부가 아우토스트라데의 고속도로 운영권 회수 절차에 착수한 것과 관련해서는 "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며 "사고 조사가 완료돼 책임 소재가 명확히 가려질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고속도로 운영사로서 제 역할을 다해왔다"며 관리 소홀로 이번 참사가 빚어졌다는 세간의 의혹을 부정하면서도 "아직 교량 붕괴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도의적인 책임을 느껴 피해자들에게 사과한다"며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현했습니다.

이탈리아 정부는 아우토스트라데가 통행료만 챙긴 채 안전을 위해 응당해야 할 보수·관리를 소홀히 해 이번 참사가 일어났다고 맹렬히 비난하며, 이 회사의 고속도로 운영권 회수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아우토스트라데는 운영권을 박탈당할 경우 이미 고속도로망 정비에 투자한 막대한 돈을 정부가 보상해야 할 것이라며 법적 다툼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패션 기업 베네통이 최대주주인 사회간접자본(SOC) 운영회사 아틀란티아의 자회사인 아우토스트라데는 이탈리아 전체 고속도로의 약 절반에 달하는 구간의 운영권을 쥐고 있습니다.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이탈리아 검찰은 아우토스트라데의 교량 관리 소홀과 함께 교량 자체가 설계상 결함을 안고 있을 가능성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탑에 교량을 케이블로 연결하는 사장교 방식으로 건설된 모란디 다리는 철근이 아닌 콘크리트 인장 케이블을 사용하는 희귀한 방식으로 건설된 탓에 1967년 완공 직후부터 구조적 안정성 논란을 빚었고, 지금까지 유지·보수에도 막대한 돈이 투입된 것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총 길이가 1.2㎞에 달하는 이 교량은 지난 14일 폭우 속에 중간의 200m 구간이 무너졌고, 이 때문에 차량 수십 대가 45m 아래로 추락해 휴가길에 오른 일가족 등 40여 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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