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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아시안게임] 본부석의 김학범 감독, 키르기스스탄을 어떻게 바라봤을까
입력 2018-08-18 16:33 
김학범 감독이 17일 인도네시아 반둥의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남자축구 조별리그 바레인-키르기스스탄전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인도네시아 반둥)=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이상철 기자] 김학범 감독은 키르기스스탄을 ‘어떻게 바라봤을까. 그 생각은 단 몇 시간 만에 바뀌었을지 모른다.
지난 17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한국-말레이시아전이 킥오프하기 3시간 전,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바레인-키르기스스탄전이 열렸다.
남자축구 조별리그는 1,2차전까지 같은 조의 4팀이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경기한다. 시드를 배정 받은 한국은 1,2차전을 두 번째 경기(현지시간 오후 7시)로 치렀다. 오후 4시에는 다른 경기가 펼쳐진다.
김 감독은 선수단보다 먼저 경기장에 도착했다. 그리고 본부석에 앉아 바레인-키르기스스탄전을 지켜봤다. 조별리그 3차전 상대인 키르기스스탄을 체크하기 위함이다.
전반 45분까지만 해도 김 감독은 편안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응시했다. 미소를 짓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지루한 경기였다. 특히, 키르기스스탄은 전반 20분 수비수의 치명적인 실수로 선제 실점을 했다. 플레이도 투박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경기 양상이 달라졌다. 키르기스스탄은 포기하지 않으며 바레인을 압박했다. 그리고 후반 14분과 후반 37분 잇달아 골을 넣으며 승부를 뒤집었다. 키르기스스탄의 저력을 김 감독은 두 눈으로 지켜봤다.
그때까지만 해도 김 감독의 마음이 불편하지는 않았을 터다. 한국은 이어 벌어질 경기에서 말레이시아를 이기면 E조 1위로 16강행을 확정한다. 그러나 바레인전 6골에 취한 한국은 섣부른 로테이션과 잦은 미스플레이로 반둥 참사를 겪었다.
말레이시아에 패한 한국은 E조 2위로 내려앉았다. 20일 키르기스스탄과 맞대결은 운명이 걸려있다. 자칫 1982년 뉴델리 대회 이후 36년 만에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몰렸다. 한국축구 역사상 최악의 아시안게임으로 남을 수 있다.
한 번의 판단 착오가 엄청난 피해를 일을킬 수 있다. 키르기스스탄을 바라보던 김 감독의 시각도 몇 시간 만에 달라졌다. 더 이상 방심은 없지만 더 이상 여유도 없다. 그나저나 험한 길의 ‘출구를 발견했을까.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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