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도, 총리 이름 딴 '모디 케어' 내달 시행…기대와 우려 공존
입력 2018-08-16 15:44  | 수정 2018-08-23 16:05


인도 정부가 다음 달 25일부터 시행할 세계 최대 공공 의료지원 프로그램을 놓고 인도 현지에서 기대와 우려가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어제(15일) 독립기념일 기념식 연설에서 '모디 케어'라고 불리는 AB-NHPM 프로그램의 시행 계획을 공개하며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모디 총리는 "가난한 이들은 질병의 괴로움과 싸우지 않아도 되고 의료비를 빌리다가 파산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모디 총리가 이처럼 자랑한 AB-NHPM 프로그램은 실제로 저소득층을 겨냥해 인도 정부가 야심차게 마련한 제도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약 1억 가구의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가구당 연간 50만루피(약 800만원)까지 약값·치료비 등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를 위해 병원도 더 짓고 의료진도 대거 확충할 계획입니다.

모디 총리는 "이 프로그램이 약 5억명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모디 케어를 기획한 총 책임자 인두 부샨은 "이 프로그램은 (인도 의료 체제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며 "이미 8천여 병원이 프로그램에 동참하겠다고 서명했다"고 전했습니다.

인도에서는 건강 보험 가입자 비율이 20%에 불과할 정도로 의료 사각지대가 많습니다.

인도 NDTV에 따르면 인도의 의사 1명당 환자 수는 1천315명에 달하며 그나마 있는 의사 대부분도 도시의 민간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민간병원 의료비는 공공병원보다 10배가량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모디 케어가 제대로 정착되면 그간 의료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던 인도 저소득층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인프라와 비용입니다.

당장 다음 달부터 전례 없는 초대형 의료 프로젝트가 시행되지만 준비가 아직 부족한 실정입니다.

인도 유력 경제지인 이코노믹타임스는 모디 케어가 시행되면 16만 개의 병상이 더 필요하다고 추산했습니다. 의료비 지원이 확대되면 병원을 찾는 이들이 크게 늘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인도 미디어 더프린트에 따르면 모디케어와 관련해 2만5천개의 건강센터가 새롭게 승인받았지만 실제로 현재 운영되는 곳은 5천개에 불과합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이 건강센터들은 의사와 간호사가 부족하며 인프라 수준도 떨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부 재원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앞으로 건강센터 15만개를 운영하는데 확보된 예산이 120억 루피(약 1천900억원)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아바이 슈클라 교수는 더힌두와 인터뷰에서 "120억 루피로 지원할 수 있는 건강센터 수는 1만여 곳밖에 안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부족한 예산과 관련해서는 민간 기업의 기부 등을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수혜 대상 선정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정부는 2011년 인구 조사 통계를 토대로 의료비 지원 가구를 가려낼 계획이지만 통계가 너무 오래돼 현실과 맞지 않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와중에 케랄라 등 8개 주는 아직 모디 케어 참여를 미루고 있습니다. 일부 주는 이미 모디 케어보다 더 나은 의료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상황입니다.

특히 야권에서는 모디 총리가 내년 총선에 앞서 유권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무리수를 뒀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제도를 성급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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