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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 반 슬라이크 “최선 다하면 따를 좋은 결과, 바로 오늘”
입력 2018-08-11 21:58 
두산 스캇 반 슬라이크가 11일 잠실 롯데전에서 KBO리그 첫 홈런을 친 후 ‘철웅이’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잠실)=이상철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두산의 외국인 타자 스캇 반 슬라이크(32)가 모처럼 활짝 웃었다. 경기 종료 후 수훈선수로 인터뷰한 것은 KBO리그 데뷔 9경기 만이다.
반 슬라이크는 1호 홈런을 쳤다. 단순히 기록적인 의미는 아니다. 4-2로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7회말 승부에 쐐기를 박는 결정적인 펀치였다. 두산은 반 슬라이크의 홈런에 힘입어 롯데를 5-2로 꺾고 71승 38패를 기록, 2위 SK와 승차를 9경기로 벌렸다.
반 슬라이크는 이날 네 번 타석에 서서 홈런 1개와 볼넷 2개를 기록했다. 볼넷도 처음이었다. 이전 8경기에서는 4사구가 0개였다. 조금씩 KBO리그 투수의 공에 적응한 것일까.
반 슬라이크는 오늘 경기만 놓고 보면 ‘적응했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라면서 오늘 홈런까지 쳤지만 아직까지 KBO리그 투수의 공이 익숙한 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 슬라이크는 7회말 2사 주자가 없는 가운데 진명호의 높은 136km 슬라이더를 공략해 홈런을 쏘아 올렸다. 그는 이에 대해 속구 타이밍으로 배트를 휘둘렀다. 빠르게 휘는 변화구여서 홈런이 된 것 같다. 기분이 매우 좋다”라고 1호 홈런 소감을 밝혔다.
반 슬라이크는 KBO리그 적응이 쉽지 않았다. 6경기 만에 2군행을 통보 받았다. 3주 동안 2군에서 지내며 구슬땀을 흘려야 했다. 타격 폼까지 바꿨다.
반 슬라이크는 KBO리그에 처음 왔을 때 투수와 타이밍 싸움에서 고전했다. 내 타격 폼과 맞지 않아 2군에 간 뒤 LA 다저스 시절 타격 폼으로 회귀했다. 열심히 배트를 휘둘렀다. 그렇게 참고 노력하면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역대 두산 외국인 타자 중 성공한 사례는 많지 않다. 그렇지만 반 슬라이크는 ‘다른 길을 걸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기독교 신자인 반 슬라이크는 하나님이 내게 시련을 주신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하면 분명 좋은 결과가 올 텐데, 오늘이 바로 그날인 것 같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아직 몇 % 상태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누구도 100%가 아니다. 최대한 100% 가까운 상태로 임할 따름이다”라며 오랫동안 기다려주신 두산 팬에게 감사하다. 두산 팬은 언제 어디서나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시는데 참 신기하다”라고 웃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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