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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포커스] 7월 이후 ‘만만한’ 차우찬의 공, 얼마나 부진한가?
입력 2018-08-11 05:50 
LG 차우찬은 7월 이후 6경기에 등판해 4패 평균자책점 15.43을 기록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LG는 10일 천신만고 끝에 삼성을 꺾고 8연패를 탈출했다. 류중일 감독은 시즌 첫 번째 8연패보다 힘겨웠다”면서 초반부터 무너질 위기에서 추격했다는 것은 힘이 있다는 것이다. 의미 있는 승리다”라고 기뻐했다.
하지만 LG 선수단 모두가 웃은 것은 아니었다. 선발투수 차우찬의 부진은 LG를 궁지로 몰아넣었다. 문제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다. 차우찬은 이번에도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했다.
이날 경기를 앞둔 차우찬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2년 전까지 함께 뛰었던 삼성 선수단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그러나 경기 개시 후 마운드 위에 선 차우찬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그는 낭떠러지에 있는 것 같았다.
1회 세 타자 연속 안타를 맞고 첫 실점을 한 차우찬은 그 다음 세 타자를 모두 헛스윙 삼진 아웃으로 잡아냈다. 2회도 볼넷 하나를 줬지만 무실점이었다. 차우찬의 호투는 딱 2회까지였다.
3회부터 제구 난조를 보이더니 오래 버티지 못했다. 끊이지 않은 볼넷과 안타. 삼성 타자들을 압도할 구위도 아니었다. 4회 김헌곤에게 3점 홈런을 얻어맞은 뒤 강판했다. 3⅓이닝 8실점. 시즌 최소 이닝이었다.
차우찬은 23명의 타자를 상대해 88개의 공을 던졌다. 최고 구속은 146km. 하지만 볼이 43개(48.9%)였다. 차우찬은 4사구가 5개였다.
차우찬은 현재 국가대표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최종 명단에 포함됐다. 예정대로면 18일 소집돼 아시안게임 3연패에 힘을 보탠다. 그러나 그는 현재 KBO리그에서 가장 부진한 선발투수다. 때문에 10일 경기까지 지켜본 뒤 엔트리를 교체하겠다던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차우찬은 7월 이후 6경기에 등판해 4패 평균자책점 15.43을 기록하고 있다. 들쭉날쭉한 투구가 아니다. 단 한 번도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지 못했으며, 그 중 5경기에서는 5이닝도 버티지 못했다. 6실점으로 막은 게 그나마 최소 실점이었다. 부진의 터널에 오랫동안 갇혀있다.
차우찬이 얼마나 부진한 지는 기록으로 잘 드러난다. 7월 이후 평균자책점이 차우찬보다 높은 투수는 총 13명이다. 박세진(kt)이 34.71로 가장 높으며 강지광(SK)이 31.50으로 그 다음이다. 하지만 꾸준히 등판 기회를 얻었던 투수가 아니다. 강지광은 SK 이적 후 타자에서 투수로 포지션을 바꿨다.
다른 13명의 투수 중 누구도 10이닝 이상 소화하지 않았다. 11명이 3이닝 이하였다. 대부분 불펜 투수라 같은 잣대로 두기 어렵다. 차우찬(25⅔이닝)만큼 선발 등판 기회를 받은 투수는 1명도 없다. 차우찬은 6경기를 모두 선발 등판했다.
그나마 선발투수 자원은 21.94의 장원준(두산) 정도다. 장원준은 7월 21일 잠실 LG전이 마지막 선발 등판이다. 7월 25일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23.63의 임지섭(LG)과 박세진이 한 차례씩 선발 등판했을 뿐이다.
삼성은 10일 차우찬을 상대로 홈런 포함 안타 8개와 4사구 5개를 얻었다. 절반 이상이 출루했다. 이날 차우찬의 WHIP는 무려 3.60이었다.
타자가 차우찬을 상대로 출루하는 것은 더 이상 어려운 일이 아니다. 7월 이후 차우찬의 WHIP는 2.69로 매우 높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 1,2위의 아델만(삼성)과 박종훈(SK)이 각각 WHIP 1.00, 1.09를 기록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차우찬은 7월 이후 6경기에서 45피안타 7피홈런 24볼넷 3사구를 기록했다. 피홈런과 볼넷은 이 기간 1위다. 피홈런은 8경기 연속이다. 피안타율도 0.391로 매우 높은 편이다.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인 것도 아니다. 덧붙여 차우찬은 시즌 피홈런(24) 2위, 볼넷(60) 2위이기도 하다.
6월까지 4.76이었던 차우찬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6.97로 곧 7점대까지 바라보고 있다. 10일 현재 규정이닝을 소화한 25명의 투수 중 순위가 맨 아래다. 6점대도 그가 유일하다. 차우찬은 28이닝만 던진 2008년의 6.11이 프로 입문 후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이었다.
10일 LG 타선이 터지지 않았다면, 차우찬은 프로 데뷔 첫 두 자릿수 패배까지 기록했다. 구창모(NC)와 함께 패배 부문 공동 1위에 오를 뻔 했다. 그 불명예 위기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반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 더 큰 과제다. 차우찬은 고관절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 제외되기도 했다. 류 감독은 이날 등판 전 차우찬의 몸 상태에 대해 괜찮다”라고 했다. 차우찬의 몸이 아프지 않는 데도 차우찬의 공은 아프고 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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