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여름 불청객 모기가 안보이는 이유는?
입력 2018-08-08 14:58 

대표적인 여름 불청객 모기의 개체수가 줄었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역대급 폭염이 곤충들의 개체수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일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모기는 줄어들고 말벌과 바퀴벌레는 오히려 늘어난 것.
여름 불청객의 대표 격인 모기가 자취를 감췄다. 지난 2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28주차(7월8일~14일)에 전국 10개 지점에서 잡힌 작은빨간모기 개체 수는 평균 8마리로 지난해 28마리보다 71.4% 줄었다.
이 처럼 모기의 개체수가 줄어든 이유로는 무더위가 첫손가락에 꼽힌다. 올 여름 평균기온이 모기의 생태 적정온도인 27도를 훌쩍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기온이 오르면 일반적으로 모기는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성장 속도가 빨라져 개체 수가 늘어나기 마련이다.여름철에 유독 모기가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기온이 30도가 넘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불볕더위가 지속되면 모기는 산란과 흡혈이 감소하고 여름잠에 든다.
곤충 전문가들은 기온이 다소 떨어지는 다음 달부터 모기들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거나 뒤늦게 태어난 '가을 모기'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반해 바퀴벌레의 개체 수는 늘어났다. 최근 아파트나 가정집에서 바퀴벌레가 출몰한다는 민원이 급증했다. 서울 광진구에는 6~7월에만 150건이 넘는 바퀴벌레 방역 민원이 접수됐다.
바퀴벌레에게 알맞은 서식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바퀴벌레의 주 서식지는 고온다습하고 숨을 곳이 많으며 음식물 등의 먹이가 풍부한 곳이다. 7~8월은 원래도 바퀴벌레의 활동이 가장 바빠지는 시기이지만 5월에 이미 서울 낮 기온이 30도까지 오르는 등 이르게 찾아온 무더위가 바퀴벌레의 개체수를 더욱 증가시켰다.
바퀴에 이어 벌떼도 급증했다. 서울시는 지난 7월 한 달 동안 말벌 떼 출몰로 인한 119 출동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늘어난 1975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9일 경남 사천시에서 58세 남성이 야산에서 벌에 쏘여 사망하고 같은 달 16일에도 경북 안동시에 사는 61세 남성이 가정집에서 벌에 쏘여 사망하는 등 인명사고도 발생했다. 말벌은 공격성과 독성이 강하고, 특히 장수말벌의 경우 치명적인 독을 보유하고 있어 위험성이 크다.
말벌은 기온이 상승하는 7월부터 개체수가 늘어나 8~10월 가장 활발하게 활동한다. 이번 여름에는 때 이른 무더위가 찾아와 기온이 상승했고 그 결과 말벌의 성장속도가 빨라지면서 활동시기가 빨라진 것이다. 장마가 유독 짧았던 탓도 있다. 벌은 장마를 맞으면 벌집에 습기가 차고 꽃가루가 고갈돼 개체수가 급감한다. 짧은 장마와 이어진 폭염으로 인해 말벌 개체수가 줄지 않고 있다.
정문호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은 "올해는 사상 유래 없는 폭염으로 다행히도 모기는 줄어든 반면에 말벌 떼가 예년에 비해 확실히 증가해서 안전조치 건수도 늘어나고 있다"며 "벌집을 발견하면 자극하지 말고 즉시 119에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
[디지털뉴스국 조하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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