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내 연구진, 통계학 분야 최대 난제 `차원의 저주` 풀었다
입력 2018-08-08 13:41 

국내 연구진이 통계학 분야의 최대 난제로 꼽히던 '차원의 저주'를 풀었다.
8일 한국연구재단은 서울대 통계학과 박병욱 교수가 차원의 저주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차원의 저주란 비교 기준이 되는 변수(차원)가 많아질수록 데이터 분석이 오히려 힘들어지는 문제를 말한다.
통계 분석의 목적은 수많은 데이터 사이의 관계를 밝혀 숨겨져 있던 법칙 또는 패턴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런데 A, B라는 두 여성 사이의 관계를 분석할 때 키와 몸무게라는 두 가지 차원에서 '키 160cm, 몸무게 50kg의 여성'으로 묶는다면 공통분모를 찾기 쉽다. 반면 여기에 가족관계, 취미, 수면 시간, 외모, 성격 등 많은 차원을 추가하면 두 사람 사이에 연결고리를 발견하는 게 어려워진다. 이를 차원의 저주라 부른다. 이 같은 문제는 통계학 회귀분석에서 흔히 나타나는 골칫거리였다. 특히 변수 간 함수가 무한 차원일 수 있다고 가정하는 비모수적 방법론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변수 개수가 너무 많아지다보니 추정 정확도가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에 연구진은 변수 간 함수에 특별한 구조를 가정하고 함수를 추정한 후 적절한 알고리즘을 적용하면 차원의 저주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을 규명했다. 대표적인 구조로는 가법 구조, 부분 선형 가법 구조, 변수계수 구조 등이 있다.

이번 연구 성과는 학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박병욱 교수는 지난 2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제28차 세계수학자대회에 초청받아 한국인 최초로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4년마다 열려 '수학계 올림픽'이라고도 부르는 세계수학자대회에 초청 발표자로 나선 건 한국인 통계학자 중 박 교수가 처음이다.
이용훈 한국연구재단 자연과학단장은 "이 연구는 차원의 저주를 피하는 비모수적 방법론을 개발한 것으로 기존 비모수적 방법론의 한계를 극복했다"며 "실제 연구현장에 활용한다면 복잡한 다차원 자료를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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