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 신임 사장 공모에 정부 경제관료 공무원 출신은 위성백 전 기획재정부 국고국장 단 한명만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예보 사장에 공무원 출신이 지원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복수의 인사가 아니라 단 한명만 지원한 것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이를 두고 예보 사장 자리를 독식해온 기재부와 금융위원회 등 정부기관 간 사실상 고시서열과 순번에 따라 단 한 사람으로 정리했다는 후문인데, 이대로 사장이 선임될 경우 "이것이야 말로 적폐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6일 예보와 금융권에 따르면 예보 사장 공모에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인 기재부 출신 위성백 전 국장과 예보 출신 인사 2명을 포함한 민간 4명이 지원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이들에게는 오는 8일 면접이 통보됐다. 결과적으로 이번 예보 사장 선임은 공무원 1명 대 민간 4명의 경쟁 구도로 진행된다.
참여정부 때 최장봉 사장 단 한명을 제외하면 모두 '관료' 출신이 예보 사장을 독점해왔던 전례를 볼 때 이번에도 예보 안팎에서는 사실상 낙하산 인사로 뻔한 결과를 예측한다.
위 전 국장은 기획예산처 산업정보예산과, 공공혁신본부 제도혁신팀, 기재부 공공정책국 정책총괄과, 기획조정실 기획재정담당관 등 요직을 거쳤으나 금융경력은 전무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공공기관 사장 공모에 공무원 출신이 단 한명 지원한 것 자체가 아직까지도 공공기관장에 대해서는 기재부나 금융위 등 소위 '관'이 나서 정리정돈을 하는 게 아니냐는 모양새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사실 그동안 예보 사장은 기재부나 금융위 인사 몫이었다. 내부 조율을 거쳐 후보를 확정하고 지원을 하는 터에 '내정됐다'는 하마평 인사가 난무하고 또한 낙하산 인사 얘기도 끊이지 않았다.
특히 이번 사장 공모에서 공무원 출신이 단 한명 지원한 것을 두고 기재부내 또는 금융위와 일정의 조율이 있었다고도 전해진다.
정부부처 간 조율이나 부처내 행정고시 서열 등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위 전 국장이 지원하는 것이 모양새가 좋다는 이유가 배경이 됐다는 것이다. 당초 진승호 전 기재부 대외경제국장도 예보 사장 후보군으로 거론됐으나 최종적으로 지원은 하지 않았다. 진 전 국장은 행정고시 33회로 공직에 발을 들였고 위 전 국장은 32회다.
심지어 금융권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위 전 국장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번 예보 사장 공모에 지원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본인은 뜻이 없는데 단지 행시 32회에 경제관료 출신 공무원이라는 이유가 지원 사유가 됐다는 것.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공무원 사회의 조직 문화가 그대로 이번 예보 사장 공모에 투영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사실 여부는 따져봐야 하지만 이런 얘기 자체가 설왕설래하는 것은 그동안 공공기관장 선임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돼왔는지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다.
공공기관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혁신을 추구하지만 공무원 조직은 여전히 변화에 따르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예보 사장 공모 결과를 주목했다.
한편 예보 신임 사장의 임기는 3년이다. 예보 사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예보 사장은 기재부 차관, 금융감독원장, 한국은행 부총재와 함께 금융위 당연직 위원이 된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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