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최저임금 올라도 `방광염` 위험은 여전
입력 2018-08-06 16:24 

집 근처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취업준비생 김모 씨(여)는 얼마 전 뉴스에서 접한 최저임금 인상 소식을 듣고 기뻤지만 한편으로 걱정이 됐다. 임금 상승으로 인해 근무 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김 씨는 밀려드는 손님과 점주의 눈치로 근무시간 화장실 사용을 편하게 할 수 없는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에는 잦은 소변 마려움과 통증이 반복되는 방광염까지 생겼다. 실제 한 알바 포털 사이트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1488명 중 79.3%는 아르바이트 근무 중 화장실에 가지 못해 곤란한 적이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유로는 밀리는 손님(40.6%)과 혼자 일해서 자리를 비울 수 없는 근무 환경(27.3%), 사장님의 눈치(7%) 등이 있었다. 특히 아르바이트생 4명중 1명은 근무 중 화장실에 가지 못해 방광염이나 변비 같은 질환에 시달렸다. 문제는 최저임금 인상도 이처럼 열약한 아르바이트생들의 근무 환경은 개선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일중한의원 손기정 한의학박사는 "혼자서 일하는 편의점 아르바이트 여성들은 제 때 화장실에 가기가 힘들어 소변을 참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습관이 반복되면 방광에 자극과 압박을 가하고 방광염과 같은 질환으로 발전하기 쉽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과거 중년 여성들에게 주로 발생했던 방광염은 최근 20~30대 젊은 여성들에게 자주 나타나고 있다. 특히 맘 편히 화장실을 사용하기 힘든 아르바이트생들은 방광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단순 균의 감염으로 인해 발생한 급성 방광염은 빠르게 치료하면 잘 나을 수 있지만 제 때 치료하지 않고 같은 업무환경에서 반복된 증상 재발을 겪으면 만성방광염으로 발전해 생활에 상당한 불편을 초래한다.
손 박사는 "만성방광염은 방광 및 관련된 내부 기관들의 기능 손상 및 면역력 저하의 원인이 크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와 함께 휴식 및 생활관리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열약한 근무 환경 때문에 제 때 치료하지 못하고 증상이 지속적으로 재발하여 고통 받는 환자들이 많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손 박사가 말하는 만성방광염 예방법은 첫째, 소변이 마려울 때 참지 말고 바로 화장실에 갈 것. 둘째, 과도한 업무를 피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할 것. 셋째, 스트레스가 쌓이면 해소할 것. 넷째, 방광염 초기 증상이 나타나면 빠르게 내원해 정확한 검사와 치료를 받을 것 등이 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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