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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 `은퇴` 이디어 "기회가 줄어든 뒤, 그 소중함 알았다"
입력 2018-08-04 11:01  | 수정 2018-08-04 11:18
이디어가 은퇴식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옛 동료 맷 켐프, 클레이튼 커쇼가 옆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현역 은퇴를 선언한 올스타 출신 외야수 안드레 이디어(36)가 소감을 전했다.
이디어는 4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2년간의 현역 생활을 정리하는 소감을 전했다. 이날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홈경기 식전행사로 은퇴식을 치르는 그는 "지금은 다시 경기를 뛰기 위한 정신적 준비를 하기가 어렵다. 이것이 내가 이 자리에 앉아 있는 이유"라며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2003년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에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 지명된 이디어는 다저스로 트레이드된 이후 2006년 빅리그에 데뷔, 12시즌동안 다저스에서만 145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5 출루율 0.359 장타율 0.463 162홈런 687타점을 기록했다. 올스타 2회, 골드글러브 실버슬러거 1회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
이디어는 지난 시즌 계약 만료 이후 새로운 팀을 찾았지만, 뜻대로 풀리지 않으며 은퇴를 선택했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비즈니스적으로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시장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지켜봤는데 나같이 36세에 지난 2년간 두 달을 뛰는데 그친 선수를 위한 시장은 점점 좁아져갔다. 훈련을 열심히 했는데, 2월 이후에는 훈련을 멈추고 연락을 기다리다 그 이후에는 골프만 쳤다"며 은퇴를 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이디어는 지난 시즌 월드시리즈에 출전했지만, 팀이 7차전에서 아쉽게 패하며 우승 기회를 놓쳤다. 7차전에서 타점을 올렸던 그는 "지금도 눈을 감으면 그때 장면이 떠오른다"며 우승을 이루지 못하고 은퇴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앞서 지난 2016, 2017시즌 부상에 시달린 그는 기회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솔직히 말하면 현역 시절에는 이 기회를 당연하게 여긴다. 그러나 그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더이상 빛나지 않는 시기가 왔을 때 내가 얼마나 운이 좋았고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기회가 소중한지를 알게된다"고 말을 이었다.
올해 12월 넷째 아이가 태어난다고 밝힌 그는 "야구 선수 생활을 관두면서 애를 낳는 것도 그만하기로 했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그는 "일단 두 아들의 야구 코치가 될 것이다. '절대 아니다'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지금 당장은 그 이외에 야구와 관련된 일을 할 계획은 없다"며 은퇴 이후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평소 식도락 애호가로 알려진 그는 레스토랑을 개업할 생각이 없는지를 묻는 질문에 "주변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제일 먼저 하는 말이 절대 레스토랑은 열지 말라는 말이다. 나는 먹는 것만 잘하지 요리나 식당 운영은 잘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다저스에서 선수 생활을 모두 소화한 그는 "가장 먼저 이 팀이 마음에 들었던 것은 (내 고향인) 피닉스에서 비행기로 한시간이면 올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곳은 정말 믿을 수 없는 곳이었다. 운동 선수에게는 정말 특별한 도시라고 생각한다. 믿을 수 없는 12년이었다"며 LA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디어는 12년간 다저스의 간판 타자로 활약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동료들에 대한 감사 인사도 전했다. 그는 클레이튼 커쇼, 켄리 잰슨, 작 피더슨 등의 이름을 언급하며 감사 인사도 전했다. 특히 켐프에게는 "한 가지를 더 할 수 있다면, 켐프와 한게임을 같이 뛰고 싶다. 정말 재밌었다"고 말했다. 농담도 잊지 않았다. 피더슨에게는 "그가 칠 수 있다면 나도 칠 수 있다"고 말해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12년의 선수 생활 중 가장 상대하기 힘들었던 선수로는 시애틀 매리너스의 펠릭스 에르난데스를 꼽았다. "전성기 그는 정말 모든 공을 치기가 어려웠다"며 그를 가장 어려웠던 투수로 지목했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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