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연금 급여의 압류를 금지한 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2000년 3월 한 차례 합헌 결정 이후 18년 만이다. 다만 헌재는 "양육비 등 특별히 보호가 필요한 채권에 대해선 압류를 일부 허용할 필요가 있다"며 법조항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헌재는 A씨가 공무원 연금을 압류하지 못하도록 한 공무원연금법 32조 1항이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4(합헌)대 5(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1일 밝혔다. 위헌 의견이 더 많았지만 정족수인 6명에 못 미쳤다.
헌재는 "공무원연금법상 급여는 퇴직공무원과 그 유족의 생활안정을 위한 사회보장적 급여로서의 성질을 가지므로 압류를 금지할 필요성이 크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결정이 선고된 뒤 18년이 지났지만 채권자와 채무자의 이익을 합리적으로 균형 있게 조정할 규정은 여전히 입법되지 않았다"며 법 조항을 개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진성 소장과 안창호·서기석·조용호·유남석 재판관은 "양육비 채권인 경우까지 압류를 금지한 것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자녀양육권과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위헌 의견을 냈지만 정족수에 미치지 못했다.
결정문에 따르면 홀로 아이를 키우는 A씨는 아이 아버지를 상대로 양육비 청구 소송을 내 승소가 확정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양육비를 지급받지 못하자 상대의 퇴직연금을 압류하려 했지만 심판대상 조항으로 인해 압류가 불가능하자 2016년 3월 이번 헌법소원을 냈다.
[부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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