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7월 30일 뉴스초점-먹방 규제하겠다는 정부
입력 2018-07-30 20:12  | 수정 2018-07-30 20:53
'먹방을 보는 국민은 폭식을 하게 된다.'
지난 26일, 보건복지부가 '비만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폭식을 부추기는 방송이나 광고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유튜브나 각종 방송에서 앞다퉈 내보내고 있는 음식 관련 방송, 이른바 먹방을 보게 되면 평소보다 더 먹게 될 테니 방송을 규제하겠다는 거죠.

하지만 '국민 비만의 주범이, 먹방이냐', '미디어까지 규제하는 건 지나치다', 'BJ나 연예인들이 먹는 모습을 보면 대리만족을 느낀다' 등등 반발이 확산되자 복지부는 규제가 아닌 가이드라인을 만들자는 거라며 일단 실태조사부터 하겠다고 한발 물러섰습니다.

물론 취지는 십분 공감합니다. 최근 먹방은, '짜장면 10그릇을 13분 만에 해치우기', '편의점 라면 다 먹어보기' 등 과하다 싶은 콘텐츠도 있는 게 사실이니까요. 더구나 우리나라 남자 아동·청소년 비만율은 OECD 평균보다 높으니, 통제력 약한 아이들에게 이런 먹방을 노출시키지 않는 게 낫기도 할 겁니다.

하지만 정부 대책에 반대가 많다는 건 그만큼 정책이 잘 다듬어지지 않았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자칫 표현의 자유를 억제할 뿐만 아니라 먹방을 통해 얻는 즐거움까지 빼앗을 수 있으니까요.

비만이 우리보다 더 심각한 미국에서는 지난 2010년 영부인 미셸 오바마와 가수 비욘세가 손잡고 소아비만 퇴치 프로그램인 'Let's Move(움직입시다)' 캠페인을 펼쳐 많은 호응을 얻은 바 있습니다. 모두가 따라할 수 있는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살을 뺄 수 있게 한 거죠.

'뭘 하지 말라'식의 행정 편의주의 발상보다는 뭘 어떻게 하는 게 건강에 좋은 건지 적절한 비만관리 정보를 제공하고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캠페인부터 추진해보는 건 어떨까요? '뭘 하지 말라'는 부정적 얘기보단, '무엇을 하자'는 긍정적 얘기가 훨씬 더 큰 효과를 가져온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얘기니까요.

뉴스초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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